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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석 민심, '정쟁 멈추고 민생 경제에 힘쓰라'
입력 2019.09.15. 17:44 수정 2019.09.15. 19:50 댓글 0개최장 5일간 이어졌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번 연휴에는 날씨가 변덕스럽지 않았던데다 비교적 큰 사건·사고없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하지만 시민들이 연휴 기간 내내 화두로 삼았던 바는 민생 경제와 정치권에 대한 질타였다.
연휴 기간 지역 민심 청취에 나선 정치인들에게 최우선적으로 들린 민심은 민생 경제였다. 명절 때 마다 떠오르는 단골 소재지만 서민들에게 '먹고 사는'문제는 초미의 관심사다. 자영업자들의 도산이 이어지고 서민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데다 청년들의 취업난 또한 여전한데서 연유하는 불만이다. 특히 국내 경제가 장기 침체 상태에서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과의 경제적 갈등, 미·중 무역 전쟁 등 대외적 상황이 불안정한게 또 다른 걱정거리다.
서민 경제 상황이 이런데 정치권의 정쟁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계속되는 것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민생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게 정치권이 지긋지긋한 정쟁을 멈추고 경제 활성화에 힘쓰라고 지적하고 나선 까닭이다. 촛불을 들었던 민심의 속내는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불평등·양극화를 혁파하는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었음에도 이를 주도해야할 정치권이 기득권 혹은 진영논리에 사로 잡혀 정쟁만 일삼느라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무능·무책임한 정치권에 등을 돌리면서 내년 제21대 총선에서 그 책임이 있는 정치인들을 반드시 심판하겠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권자들의 생각과 달리 김칫국부터 마시는 정치인들에게 쓴맛을 보여주겠다는 결기가 그것이다. 이는 국회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기하고 상대를 향한 날선 말과 행위를 일삼는 정치인들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미에 다름없다.
정치권은 추석 민심을 아전인수로 해석하지만 서민들은 그들이 처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게 해줄지 준엄하게 물었다. 사사건건 치고 받는 구태 정치가 아니라 진정으로 서민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제대로 된 정치를 하라는 촉구다. 서민들의 살림이 펴질수 있도록 정치권이 그들만의 의미없는 싸움을 멈추고 민생 경제에 힘을 써야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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