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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일본 강제노역 생존 피해자 평균 86.8세

입력 2017.08.08. 11:15 댓글 0개

"사과 받을 때까지 싸우겠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김영옥(85) 할머니는 8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미쓰비시를 상대한 손해배상소송 승소 판결을 지켜보지 못했다.

2년여 만에 이뤄진 재판을 현장에서 지켜보려 했지만 거동이 불편해 끝내 법정을 찾지 못한 것이다.

광주·전남 지역 강제노역 피해자들의 평균연령이 86세를 넘어서고 있다.

이날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 지역에 신고된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유족 포함)는 지난해 기준 광주 16명, 전남 29명 등 총 45명이다.

이중 시민모임이 진행하고 있는 소송에 참여중인 생존 피해자들은 총 8명으로 평균 연령은 86.8세이다. 양영수·김성주 할머니가 88세로 가장 고령이다. 이동련(87)·박해옥(87)·김재림(87)·심선애(87)·양금덕(86)·김영옥(85) 할머니 등도 85세를 넘겼다.

할머니들 대부분은 지병 등을 앓고 있어 요양병원 등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는 평균 연령이 90세를 육박할 것"이라고 시민모임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 노무현 정부 시절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직권조사보고서'에는 강제징용 피해자가 미쓰비시 300명, 도교 아사이토 방적공장 300여명, 도야마 지역 후지코시 강재공업 회사 1089명 등 총 168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강제노역을 자행했던 일본 기업에 남아 있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그 뒤 이뤄진 증언과 신문기록 등을 포함하면 수천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어린나이에 모진 고초를 겪은 피해자들의 한은 해방이후 70여년이 지나도록 풀리지 않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은 재판을 오래 끌어 고령의 피해자들이 사망하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역사적 사건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후손들이 대를 이어 소송을 전개할 것이다.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를 이끌어 내는 싸움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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