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아파트 이름, 왜 그렇게 지었을까

입력 2019.08.27. 15:31 댓글 4개
건설사 간 이름 경쟁
환경·컨소시움·펫네임 등
다양한 이유로 길어져

'기사님, 거기 그 뭣이더라 그 아파트로 가주쇼~'

호반에서 호반베르디움으로 모아에서 모아엘가로.

2000년대 대형 건설사들이 아파트 이름을 브랜드화하면서 비교적 짧고 간단한 이름에서 길고 독특한 아파트 이름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또 많은 분양 단지들 속에서 눈에 띄고 소비자들에게 쉽게 각인돼야하다보니 건설사들은 아파트 이름 짓기에 열을 올렸다.

광주에서 가장 긴 아파트 이름을 가진 '효천1지구중흥S-클래스에코파크'는 글자수만해도 16자다.

광주 남구 임암동 일대를 나타내는 '효천1지구', 중흥토건의 아파트 브랜드인 '중흥S-클래스', 각 단지 입지와 상품 특성을 나타낸 펫네임 '에코파크'가 합쳐져 생긴 이름이다.

'유니버시아드힐스테이트'는 2015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선수촌으로 사용되면서 당시 대회 이름이 그대로 사용됐다.

이어 '무등산그린웰로제비앙아파트'는 두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어진 곳으로 두 건설사 이름이 모두 포함됐다.

'광주효천시티프라디움아파트'의 경우 지역과 행정구역 이름이 함께 들어갔으며 건설사 브랜드명이 함께 포함된 경우다.

광주 봉선동 일대

이처럼 아파트 이름이 길어진데는 이유가 있다.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작명 마케팅'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또 각 단지 입지와 상품 특성을 살린 '펫네임(Pet name) 마케팅'이 브랜드 네이밍에 한 몫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펫네임 마케팅은 각 브랜드별 하위 개념을 만들어내고 상품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아파트 이름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건설사간 컨소시움을 구성하면서 건설사 브랜드를 아파트 이름에 넣기 시작하면서 더욱 길어지게 됐다.

광주 우산동 일대

아파트 이름만 들어도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위치는 어딘지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문제점도 발생한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위해 과도한 외래어를 사용하면서 자칫 복잡하고 어려운 이름이 될 수 있고 #과 같은 기호 사용으로 언어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

뉴스룸=김누리기자 nurikim15@srb.co.kr·김경인기자 kyeongja@srb.co.kr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4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