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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 예결특위 '숫자싸움'··· 추경 심의 '발등의 불'

입력 2017.06.27. 13:18 댓글 0개
민주 "조례따라 과반" vs 국민 "동수+의장 추천"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양당 체제로 재편된 광주시의회가 집행부 살림살이 심사권을 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 구성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추가경정예산 심의 등이 차질을 빚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당 의원들의 과반 참여로 예결특위 주도권을 쥐기 위한 '숫자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아예 '전체 의원의 80% 가량을 특위위원으로 선임하자'는 국내 지방의정 사상 유례없는 제안까지 나와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다.

27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이은방 의장은 전날 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 교섭단체 대표들에게 "현재 9명(민주당 5, 국민의당 3, 민중연합당 1)인 예결특위 위원수를 의장과 상임위원장 4명을 제외하고 17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재적 의원 22명의 77.2%에 이르는 수치다. 현행 지방자치법이나 지방자치법 시행령, 시의회 기본조례에는 예결특위 위원수에 대한 규정이 없어 법적으로는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전국 광역의회 예결특위와 비교할 때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은 다소 황당한 제언"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전국 17개 광역의회의 의원정수 대비 예결특위 위원 비율은 평균 31.8%다. 충남이 52.5%(40명 중 21명)로 유일하게 과반이고, 다음으로 세종 46.6%, 충북 41.9%, 광주·대전·울산 40.9% 순이다. 위원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128명 중 26명(20.3%)이고, 전북·경북·경남·부산도 20%대다. 국회는 더욱 적어 299명 중 예결특위 위원은 50명으로, 16.7%다.

'밀도있는 심의'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80% 가까운 의원이 예결특위에 참여할 경우, 4개 상임위 소속 위원 대부분이 포함될 수 밖에 없는 노릇이어서 자연스레 '상임위 무용론'과 '중복 과잉 심의', '집행부 파김치'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특위위원 한 명당 과연 몇 분씩이나 공개질의를 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짙다.

시의회가 사실상 '전체 의원의 예결위원화'라는 무리수를 둔 데는 예결위 주도권을 잡으려는 양당의 평행선 갈등이 1차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민주당은 '예결특위 위원은 교섭단체 소속 의원수 비율과 상임위 위원수비율에 따라 선임한다'는 기본조례 34조를 근거로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2명의 시의원 중 민주당은 12명, 국민의당은 9명, 민중연합당은 1명이다.

김영남 원내대표는 "백번 양보해서 11명까지 늘릴 수는 있어도 전체 의원의 77%는 말이 되지 않는다. 억지주장이고, 추경 발목잡기"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당은 "민주당이 유일한 교섭단체이던 전반기에 9명 가운데 6명을 관행이라는 이유로 독차지했음에도 이제 와서 조례 운운하는 건 몰양심"이라며 '양당 동수', 즉 4대 4 구성 후 나머지 1명 의장 추천을 주장하고 있다.

심철의 의원은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식은 안된다"며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차라리 17명으로 늘리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예결위원장 자리 다툼이 궁극적인 갈등 요인으로 꼽힌다. 조례대로 라면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4대 4 동수에 의장(국민의당 소속) 추천을 더하면 국민의당이 과반이 유력해 양보할 수 없다는 게 양당의 입장이다.

양당 갈등이 길어지면서 당장 추경안 심의에 차질이 우려된다. 시는 전날 당초 예산보다 4662억원 증액된 4조5059억원 규모의 2017년도 제1회 추경안을 시의회에 제출해둔 상태다.

다음달 3일부터 상임위 심의, 둘째주에 예결특위 심의를 거쳐 260회 임시회 폐회일인 7월14일 이전에 마무리지어야 할 상황이어서 갈등이 지속될 경우 임시회 자체 파행도 우려된다.
 
시의회 관계자는 "추경 심의가 발등의 불인데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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