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1조를 바꾸자

입력 2017.06.19. 08:47 댓글 0개
정석원 사랑방칼럼 변호사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내용이다.


‘공화국’의 사전적 의미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나라’를 말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세월호에서 304명이 희생된 사건은 그 시작이었다. 저기 저 차가운 바다 위 배 안에 우리 아이들이 있는데, 국민소득 2만 달러나 되는 나라가 아이들 한 명 구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헌법 제7조)고 하는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은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는 게 말이 되는가.


대통령에게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라고 권한을 주었는데, 사이비 교주의 딸이 실질적으로 대통령 행세를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데, 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에서 2배 차이가 나고 인간적 대우도 못 받는 게 말이 되는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헌법 제10조)는데, 국가가 시위 중인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처벌받는 사람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헌법 제11조)는데, 국내 소득 상위 10%가 국가 전체 부의 44.9%(2012년 기준)를 차지하는 게 말이 되는가.


이런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뭔가 불합리하고 억울하고 분한 심정을 만들어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려는 큰 회오리를 일으켰다.


그런 의미에서 헌법 제1조를 바꾸는 것을 제안한다.


헌법은 모든 국가법의 근간이며 그 중에서 제1조는 국가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한민국 헌법의 근원은 독일 바이마르 헌법이었다. 바이마르 헌법 제1조는 ‘독일제국은 공화국이다.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였다.

 

그런데 히틀러를 겪고 나서 독일 헌법 제1조는 ‘인간의 존엄성은 훼손할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은 모든 국가권력의 책무이다’로 변경됐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3대 독재 세습 국가인 북한 헌법 제1조에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전체 조선인민의 리익을 대표하는 자주적인 사회주의 국가이다’라면서 공화국을 표방하고 있다.


결국 핵심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조문이 아니다. 이를 실천하고 담보하는, 살아있는 시민들의 헌법 수호 의지만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가의 유일한 존립 목적이 ‘국민의 행복’이라는 점을 분명히 그리고 명백히 한다는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권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닌다’(헌법 제10조)를 대한민국의 제1조로 규정하는 것이 어떨까?


이것이 작년 겨울부터 시작한 거대한 촛불 혁명의 핵심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바로 우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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