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농사 포기해야할 판"

뉴시스|기사게재일

"농사 지으면서 한 논에 모내기 두 번 하기는 처음이여. 올해 농사는 망쳤다고 봐야제"

 18일 오후 전남 무안군 청계면 복길마을 복길간척지에서 농민 주공성(59)씨는 푸석한 논바닥을 바라보며 푸념을 쏟아냈다.
 
 이 간척지 논바닥 대부분은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졌다. 잎이 누렇게 변하며 타들어가던 벼만 흙먼지와 함께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모가 파릇파릇하게 자란 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실상 황무지에 가까웠다.

 유일한 농업용수로 쓰였던 복길담수호에도 물줄기가 말라버렸다. 극심한 가뭄으로 3번째 뚫은 관정에서도 지하수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논바닥과 담수호의 염도는 영농 한계치인 3000ppm을 넘어 이미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논 두렁과 농로 주변에는 말라 비틀어진 모판도 곳곳에 방치됐다.

 논의 물 순환이 안 돼 염분 농도가 높아졌고, 물 마름과 벼 고사 현상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심은 모는 염분이 높은 물 속에 잠겨 재 이앙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도 수두룩했다.

 복길간척지의 전체 농경지는 280여㏊다. 이 중 110㏊의 농경지는 모내기를 하지 못 했다. 물 마름과 벼 고사 피해를 입은 논도  20㏊, 50㏊에 달한다.

 농민들은 다음 달 초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 하면 수확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마른 담수호를 바라보던 농민 4명은 "올해 농사는 망쳤다"며 담배만 연신 피워댔다.

 말라 비틀어진 모판을 들어보이던 주공성씨는 "수십 년 농사 지으면서 모내기 두 번 하기는 처음"이라며 "이렇게 비가 안 오면, 벼농사 지을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무안군에서 지난 2월9일부터 이틀간 복길담수호와 연결된 수문을 잘못 개방하면서 바닷물이 흘러들어왔다"며 "이 때문에 염분이 올라 논의 고사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지적했다.
 
 주씨의 아내 박영미(54)씨도 "7월 초에 모내기를 해도 수확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 주까지 비가 안오면 정말 올해 농사는 포기해야 할 판이다.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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