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공무원 성과급 갈등' 서구청-노조 입장 차이만 재확인

입력 2017.06.19. 08:21 댓글 0개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토론회 왜 하나" 자조 섞인 목소리도

공무원 성과급 분배 논란을 시작으로 수년 간 갈등을 빚어온 임우진 광주 서구청장과 공무원노조가 16일 공개 토론회를 벌였다. 임 구청장과 노조가 1년여 만에 대화에 나섰지만 서로의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이날 오후 광주 서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임 구청장을 포함한 집행부 3명, 공무원노조 서구지회 간부 3명이 '노사 문제해결을 위한 구청장-노조 간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지난 2015년 3월 임 구청장이 공무원노조의 성과상여금 재분배를 막아서면서 시작된 갈등을 골을 풀기 위해 마련했다. 임 구청장과 노조가 한 자리에서 의견을 나눈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 만이다.

 그동안 양 측은 내부 자유게시판 폐쇄, 간부 회의에서의 공무원 비하 발언, 노조의 구청장 검찰 고발, 간부 공무원 중심의 2노조 출범 등으로 부딪쳤다.

 이날 토론의 주제는 노조 측이 제안한 ▲지난해 5월 업무 중 쓰러져 숨진 8급 김모(당시 49세) 주무관에 대한 구청장의 사과 ▲성과관리(BSC)시스템 등 성과주의 폐기 ▲노조탄압 중단과 구정 파트너 인정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실무협의단 구성, 구청 측이 제시한 ▲구청장 사퇴 거리 시위 즉각 중단 ▲구청장과 간부 공무원을 명예훼손·고소·고발한 노조의 사과 ▲구청내부 문제 당사자간 해결 및 외부세력 개입 금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임 구청장은 토론에 앞서 "공개토론까지 오지 않고 해결해야 했는데 송구스럽다"며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갈등을 완전히 끝내진 못해도 서로를 이해하고 풀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길로 가는 초석을 다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대홍 노조 지부장도 "구청장과 대화하는데 (시간이)너무 오래 걸렸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자리가 마련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주문관의 죽음에 대한 구청장의 사과', 첫 주제부터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김 주무관은 지난해 5월10일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청 사무실에서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다가 사흘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잦은 초과근무와 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육체적 피로가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순직 유족 보상금을 청구했지만 연금공단은 초과근무 내역이 통상적인 업무보다 과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유족들은 행정소송을 제기,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노조 측은 김 주무관의 죽음이 임 구청장의 과도한 성과시스템으로 인한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임 구청장은 "과로사에 대해 청내 이견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 결과에 따라 사과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연금공단의 판단에 따라 현재까지는 과한 업무에 의한 죽음으로 볼 수 없는 만큼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사실상 사과 요구 거부로 인해 양 측의 토론은 감정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노조 측은 "(구청장)자격이 없다"며 임 구청장을 겨냥했고 임 구청장은 "순수하지 못한 행동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노조가 김 주무관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구청 측이 제시한 두 번째 토론 주제(명예훼손·고소·고발 등에 대한 노조의 사과)도 한치의 양보 없이,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과도한 투쟁에 대한 사과 요구에 노조는 "과도하다는 표현이 상대적이다. 우리는 투쟁 과정에서 적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거부했다. 특히 지난 2015년 6월3일, '성과상여급' 문제 갈등과 관련해 임 구청장과 노조가 합의했던 내용을 누가 먼저 파기했는지를 놓고서는 책임 공방을 벌이며 감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토론 사회자는 "양 측이 만난 배경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자는데 있는 것 같다. 서로 용어를 선택하는데 신중했으면 좋겠다. 넓게 생각해서 우리가 한발자국을 뗄 수 있느냐에 주목해달라"고 요구했다.

 성과관리시스템(BSC) 등 성과주의 폐기 문제도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못했다.

 노조 측은 앞서 성과관리시스템을 도입했던 기업과 공공기관, 다른 지자체의 실패 사례를 들며 폐기를 요구한 반면 구청 측은 "제도의 단점만을 봐선 안 된다. 장점도 있다. 미흡한 점을 개선해 나가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성과관리시스템 운영이 법적으로 의무사항인지, 아닌지에 대한 해석도 엇갈렸다. 의무사항이라고 주장하는 구청 측과 "지자체 재량"이라며 반대 의견을 보인 노조 측의 논쟁이 계속되자 사회자는 "사실 관계(팩트)를 파악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중재했다.

 노조가 문재인 정부의 박근혜 정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폐기 결정을 언급했지만 임 구청장은 "공공기관에 한정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임 구청장은 다만 "문 대통령이 공무원 조직의 성과주의 폐기 방침을 정한다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았던 나머지 토론 주제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문제와 갈등은 임 구청장과 노조가 직접적인 대화로 풀어간다'는 것을 전제로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4시간 30분 넘게 진행된 토론 과정에서 서로 간의 주장만 반복하자 일부 직원들은 "무엇 때문에 토론회를 마련한 건지 모르겠다"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냈다.

 토론 이후 이어진 일문 일답 시간에는 서로간의 주장만을 고집하고 있는 구청 측과 노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전대홍 노조 지부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갈등이 해소되길 바라는 목소리를 알고 있다. 다만, 쉬운 길을 택하지는 않겠다. 1년 만에 열린 끈을 놓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임 구청장은 "김 주무관의 죽음에 대해서는 성과주의와 연결하지만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사과를 할 수 있다. 성과관리시스템을 폐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다만 직원들이 동의한다면 수기 관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치 주요뉴스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