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사람이 제일 무섭지 않을까"···공포영화 변신
입력 2019.08.12. 17:59 댓글 0개【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검은 사제들'(2015), '사자'(2019)에 이어 엑소시즘을 주제로 한 또 한 편의 영화가 나왔다. 영화 '변신'은 구마 사제의 가족들이 부마자(악마가 깃든 인물)가 되는 특이한 콘셉트의 영화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는 악마가 한 가족 안에 숨어들면서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가족들이 서로 의심하고 증오하는 가운데, 구마사제인 삼촌 '중수'가 이를 해결코자 나선다.
김홍선(43) 감독은 "전작들에서 사회적인 얘기를 하다 보니, '사람이 가장 무섭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한테는 사람이 가장 무섭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배성우(47)가 구마사제 '중수' 역을 맡았다. 중수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에 시달리는 형 '강구' 가족의 소식을 듣고 이들을 찾아간다. 배성우는 이번 작품에서 최초로 맨 앞에 이름을 올렸다. "부담됐지만 감독님도 베테랑이고, 혼자 끌어가는 역할이 아니었다. 다른 배우들과 같이 감정을 내야 하는 극이라서 극 안에 톱니바퀴가 됐다고 생각하고 같이 맞춰 같다"고 답했다.
실제로는 공포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다. "원래 오컬트 영화나 공포영화를 잘 못 본다. 공포영화를 못 보다가 작품을 해야 하니, 이번 영화 들어가면서 많이 봤다. 보면서 (구마사제라는) 직업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조금씩 참고했다. '중수' 캐릭터를 위해 따로 참고한 건 없다. 캐릭터적으로는 참고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역할 자체가 다른 성격이기도 하다. 사제 캐릭터라고 해서 특별히 부담감을 가지지도 않았다. 삼촌의 입장에서 연기하는 데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성동일(52)은 아빠 '강구'로 분했다. 강구는 이사 온 뒤로 옆집 남자가 신경을 거슬리고, 집에서도 기이한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나자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본능에 눈을 뜨게 되는 인물이다. 성동일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공포 영화에 출연했다. "시나리오 봤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한국적이라는 거였다. '가장'으로서 연기를 하는 데 집중했다. 첫 공포 영화라고 부담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남을 괴롭히는 역할을 좋아한다. 내 가족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투와 눈빛으로 연기를 했다"며 웃겼다.
장영남(46)은 세 아이를 키우며 알뜰살뜰 가정을 꾸려온 엄마 '명주'다. 김혜준(24)은 첫째 '선우'다. 선우는 집에서 시작된 기이하고 섬뜩한 현상을 느끼면서도, 자신보다 두 명의 동생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하는 어른스러운 첫째다. 조이현(20)은 둘째 '현주'를 연기했다. 사사건건 냉소적이지만 사실은 가족을 극진히 아끼는 캐릭터다. 막내 '우종' 역은 김강훈(10)이 맡았다.
김홍선 감독은 자녀 역의 세 배우들을 캐스팅한 뒷얘기를 공개했다. 김혜준에 대해 "우연히 다른 영화의 최종오디션에 올랐던 영상을 봤다. 굉장히 센 연기를 보여주는 영상이었다. 그 영상을 보고 만나고 싶어 미팅을 했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정신적으로 강인하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자질이 있고, '선우'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조이현에 대해서는 "캐스팅 담당 조 감독이 '귀로'라는 단편영화를 보여주더라. 조이현 배우가 여자주인공이었고, 이미지가 나쁘지 않고 연기도 훌륭해서 미팅을 잡았다. 미팅을 했는데, 캐스팅 과정에 있는 김혜준 배우와 닮았더라. 둘이 닮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해서 그 점도 주효했다"라고 했다.
성동일은 김혜준, 조이현을 추어올렸다. "두 딸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분장을 위해 본드 같은 걸 얼굴에 바르고 또 덧발랐다. 옆에서 괜히 미안해서 자리를 못 뜰 정도였다. 밥을 먹으면 분장이 터지니까, 하루 종일 굶으며 촬영에 임했다. 분장은 떼는 데도 오래 걸렸다. 이틀씩 고생했다. 이 영화로 이 둘이 빛을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역 김강훈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최근 흥행성공작인 '엑시트' 등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배우다. 김 감독은 김강훈에 대해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성동일 배우의 아들로 나왔다. 인상 깊게 보고 있었는데 우리 오디션에 왔다. 오디션 때 보니 '사랑하기 때문에'의 그 아이였고, 우리 영화에서 초등학교 고학년인 '우종' 역에 적합했다"고 밝혔다.
배우진은 공포 영화에 어울리는 묘한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성동일은 "우리 세트 장 집 왼쪽으로 절이 있었고, 오른쪽에 교회가 있었다. 둘 다 2m 거리였다. 희한했다. 배성우가 '오늘 저녁에 구마를 해야겠다'고 대사를 치는데 절에서 염불하는 소리가 나서 NG가 난 적이 있다. 주말에는 교회분들이 많이 왔다"고 말했다.
조이현은 촬영 도중 가위에 눌렸다. "세트 장 초반 성동일 선배랑 첫 촬영 때 너무 긴장했다. 그 때문에 차에서 자다가 가위에 눌렸고, 환청도 들었다. 스태프들에게 말하니 영화가 대박 날 징조라고 했다."
김홍선 감독은 특수분장팀장이 숙소에서 귀신을 봤다고 전했다. "특수분장팀이 양수리 숙소에서 귀신을 봤다고 하더라. 특수분장팀장과 팀원들 두 명이 그의 양 옆에서 자고 있었다. 당시 창문이 열려있는 상태였고, 베란다에서 누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한다. 특수분장팀장은 그 모습을 보고 '팀원이겠지'하고 양 옆을 쳐다봤는데, 담배 피우는 사람이 숙소에 있던 팀원이 아니었다."성동일은 겨울 촬영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파리가 나오는 신이 있는데 파리를 250마리 사오면 동상을 입어 반은 죽고 그랬다. 시체 역할을 하던 아이들은 얼어죽을뻔 했을 거다"고 했다.
한편, 배성우는 마지막 인사에서 "오늘 처음봤다. 재밌으면 재밌게 봤다고 써주고, 재미없어도 재밌다고 써달라"고 주문,좌중을 웃겼다. 한국판 오컬트 새드 무비 '변신'은 21일 개봉한다. 112분, 15세 이상관람가
nam_j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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