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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100명 안에 든 남자들' 달라도 뭔가 달라
입력 2019.08.07. 18:34 수정 2019.08.07. 18:34 댓글 3개매주 간단한 ‘놀이’ 미션 수행
육아 노하우, 정보 공유하며
“아빠는 오늘도 성장중”
수건 양 끝을 잡고 선 아빠 임정옥(32)씨와 20개월 우주. 이를 꽉 깨문 우주가 온 힘을 다해 수건을 당기자 아빠는 기다렸다는 듯 과장된 몸짓으로 바닥을 굴렀다. 우주가 까르륵 웃자 아빠의 얼굴에도 저절로 웃음이 번졌다.
임씨는 지난 달부터 광주 아빠들의 프로젝트 모임인 '광주시 100인의 아빠단(광주시 주최, 인구보건복지협회 광주전남지회 주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쌀콩놀이, 수건 줄다리기 등 매주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며 아이와 추억 쌓기에 한창이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해오던 100인의 아빠단을 올해 처음 17개 시·도로 대폭 확대해 운영 중이다. 올 상반기 육아휴직을 한 아빠가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등 아빠의 육아참여가 늘어나는 가운데 100인의 아빠단도 이 같은 분위기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아빠단은 11월까지 일주일에 한 번 멘토단이 공개하는 교육·체육 등 간단한 놀이 미션을 수행하며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만든다. 미션을 완료한 뒤에는 아빠단 카페에 사진과 영상을 올려 서로의 놀이법도 공유한다.
아빠단 미션 수행 한 달째. 아빠와 아이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광주 1기 아빠단 황진수(38)씨의 6살 난 아들 우현이는 휴대폰을 보는 시간이 줄었다. 대신 아빠에게 이번 주에는 뭘 하는 지 묻고 아빠와 노는 날을 기다린다. 당연히 일상에서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은 늘었다.
황씨는 "아이가 클수록 어떻게 육아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참여했는데 아내도 나도 매우 만족 중이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여러가지 간단한 방법을 배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와 친밀감도 커졌다. 이젠 자연스레 아들이 나와 목욕한다"며 웃어보였다.
임정옥씨도 "아이는 어떤 장난감보다 아빠랑 노는 걸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더 많이 시간을 보내야 겠다"고 밝혔다,
전국 각지의 아빠들이 모인 아빠단 인터넷 카페에서 아빠들은 자신 만의 육아 비법이나 육아 정책 등을 공유한다. 육아에 서툰 초보아빠들을 위해 100인의 아빠단 참여자 중 우수하게 활동한 아빠들로 구성된 멘토단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멘토 김기탁(38)씨는 "아빠단을 통해 내 삶이 180도 바뀌었다. 일 만 하던 삶을 버리고 아내, 아이와 시간을 보내면서 행복해졌다"며 "아빠단은 아이와 아빠, 가족 전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내가 경험한 것을 어떻게 다른 아빠들과 나눌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첫째 때는 못했던 만큼 갓 태어난 둘째 육아는 잘해내고 싶다"며 "아이가 클 때 아빠도 같이 크는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 중이다"고 말했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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