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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썼어야 했다
입력 2016.11.30. 08:39 댓글 0개계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축복이다.
그렇게 오지 않을 것 같은 가을이 왔나 싶더니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광주의 시목인 노오란 은행잎들의 빛깔이 어찌나 고운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들이 감탄에 젖어있을 때 힘에 겨운 이들이 있으니 낙엽 쓰는 분들이다.
어느 날 출근길에 경비아저씨가 아직 떨어지지도 않은 마지막 잎새 같은 붉은 낙엽을 빗자루로 털어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분에게 낙엽은 아름답기는커녕 매일매일 쓸어내야 하는 귀찮은 청소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생각을 조금 바꿔 차라리 낙엽이 쌓이도록 그대로 두었다가 주민들이 낙엽 쌓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준다면 오히려 운치도 있고 수고로움도 덜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와 동시에 아마도 청소를 다 마친 후에 낙엽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청소 제대로 안했다고 지적받는 일이 많아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렇듯 세상의 모든 일이 동전의 양면과 같을 때가 참 많다. 어떤 이들에게는 행복한일이 다른 이들에게는 불행한 경우도 있고 상대의 불행을 보고서야 자신이 그래도 행복하다며 감사의 마음을 가질 때가 있다.
지난 주말 열린 제5차 범국민촛불집회는 비와 강추위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190만 명의 촛불함성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에서 질서정연하게 울려 퍼졌다.
촛불을 든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했다. 자랑스럽다. 대통령은 국제적인 망신을 시키고 있지만 그래도 촛불을 든 국민들이 있어서 조금 위로가 된다.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분노에 찬 우리 국민들의 울분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야 한다.
그녀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하야일 것이다.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 한다면 가장 고민해야 할 일이 ‘어떻게 하면 국민 한사람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을까’이어야 하지 않았을까? 오로지 자신과 몇 사람의 탐욕을 위하여 무참히도 국민의 행복을 짓밟은 그들이다.
역사적 진실에 맞서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늘 그래왔듯이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었다.
5·18광주민중항쟁에 대해 전직 대통령들에게 요구한 것도 그러했고, 생떼 같은 자식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세월호 사건과 국가폭력으로 인한 백남기 농민의 사망사건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국가의 최고 통치권자가 국민에게 이토록 아픔을 주고 국가의 위상이 추락되었는데 어떻게 청와대에 앉아있을 수 있는지 천인공노할 일이다.
입시에 지쳐있는 아이들의 상실감, 취업의 어려움으로 좌절에 놓여있는 청년들, 일상의 작은 행복을 꿈꾸며 살아가는 대다수의 서민들은 삶이 너무 힘들어 지쳐있다.
검찰은 대통령에게 180건의 국정문서와 774억 원의 강제모금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엄청난 금액을 대기업들이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취업을 하지 못하니 돈이 없어 결혼을 못하고, 결혼을 못하니 아이를 낳지 않아 저출산의 덫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늘 하는 말이지만 국민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촛불이 횃불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번에는 결코 국민들의 의분을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
순수한 애국심에 더 이상 상처를 내지 않기를 바라며 이 상황까지 몰고 온 위정자들도 모두 깊이 반성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초기부터 국정원 선거개입의혹에 휩싸여 왔었다. 이번만큼은 검찰의 명예를 걸고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국정농단의 전모를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처벌을 통해 국가의 질서와 위상을 바로 세워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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