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포장 한정식, 고수의 손맛 어디서든

맛집넓으실(북구 대촌길)

코로나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즐거운 맛집 탐방, 소중한 사람과의 모임도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수많은 포장, 배달맛집이 생겨나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일까?

오늘은 '이런 것까지 포장이 된다고?'는 기본, '이렇게 고급스럽고 완벽하게 포장이 된다고?'라며 놀랄 수 있는 포장 한정식 맛집을 소개한다.

선물 같은 한정식 포장상자, 열기 전부터 행복한 마음

광주 첨단지구와 가까운 넓으실은 이미 한정식 맛집으로 유명하다. 상이 통째로 들어오는 재미까지 볼 수 있는 넓으실에서 포장까지 시작했다고 해 냅다 달려갔다. 포장, 배달음식이라고 하면 간편하게 포장되어 있는 것이 보통인데 찾으러 가자마자 놀란 일.

4~5인 분량에 여덟 가지의 음식이 포장되는 한정식 세트라고 했지만 이렇게까지 웅장할 줄이야! 웬만한 성인 여성의 무릎까지 오는 높이에 맛있는 디저트나 피자를 포장한 것처럼 깔끔한 박스에 예쁜 리본이 묶어져 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소중하고 예쁜 나의 포장 한정식 세트, 차에 안전벨트까지 하고 모셔오는데 맛있는 냄새가 솔솔~열기 전부터 기대감 상승이다.

비주얼 백점, 맛 만점! 고수의 맛을 느껴보자

포장박스 그대로 식탁에 두고 먹기만 하면 된다. 박스가 튼튼해 야외에서 먹기도 좋을 것 같다(튼튼한 박스는 재활용도 가능할 것 같아 남겨뒀다). 여덟 개의 박스에 메뉴도 여덟 가지일까 했는데 사실 더 많다.

나물박스에는 도라지와 시금치, 매실장아찌 등 4개의 반찬이 들어있고 전도 소고기, 표고버섯전 두 가지다. 전라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홍어삼합에 싱싱한 회, 고명이 따로 올라간 잡채까지 있으니 거의 완벽한 상이 차려졌다. 주문 후 조리하고 픽업 시간에 맞춰 회를 바로 썰기 때문에 신선함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메뉴 구성, 정성도 듬뿍

메뉴 구성에서도 고수의 내공이 느껴진다. 상큼한 드레싱과 치즈, 견과류가 들어간 샐러드는 입맛을 돋우기에 딱 좋다. 달달한 불고기나 잡채는 아이들과 함께 먹어도 좋을 것 같고 잘 익은 묵은지와 적당하게 삭힌 홍어는 어른들에게 인기가 좋다.

게다가 메뉴 하나하나에 정성도 엿보이는데 밥에 솔솔 뿌려진 깨, 알록달록 고명이 따로 올라간 잡채, 꽃 장식이 되어있는 회와 실고추가 올라간 전까지 정성이 가득한 한상을 대접받은 느낌이다. 포장한 것 그대로 포장만 풀었을 뿐인데 이렇게 깔끔하고 정갈한 한정식 한상이 차려졌다니 아~역시 좋은 세상이야!

직접 식당에 가는 것이 걱정되거나 갈 수 없을 때의 아쉬움이 이렇게 해결된다. 게다가 폼 나는 포장음식이 필요하거나 '우와~'소리를 들으며 언박싱을 하고 싶을 때 제격인 곳이다. 픽업 세 시간 전쯤 전화로 예약하면 제대로 된 한정식을 즐길 수 있다.

5인 기준이라고 하지만 그 이상도 가능할 만큼 양도 넉넉하다. 묵직한 포장음식을 들 팔힘과 세팅할 빈 식탁만 있으면 되니 이보다 더 편하고 좋을 수가 없다. 조만간 있을 모임 때도 이용해봐야겠다.

글·사진=블로거 활화산이수르(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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