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깊어가는 가을 서창 억새밭 황금들녘

여행/공연

매년 10월이면 서창 들녘 억새축제가 열리는 광주 서구 서창 영산강변 둑길에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피었어요.

달리는 차량에 일제히 고개를 위아래로 흔드는데요, 바람결에도 너울너울 춤을 추군요.

올해는 코로나19로 영산강 서창 들녘 억새축제가 열리지 않지만, 작년만 해도 영산강을 찾은 시민들이 억새와 코스모스 흐드러진 수변 길을 거닐며 음악과 함께 가을 정취를 물씬 경험했던 곳입니다.

그때는 이 도로가 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차산차해인데 말이죠.

반대편은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빛 서창 들녘입니다.

매년 음력 7월 15일 백중 무렵 서창 만드리 풍년제가 열리죠.

만드리란 논의 마지막 김매기로 맨 나중에 논에서 자라는 잡초를 제거한다는 것에서 만물 또는 만도리에서 유래되었는데,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랍니다. 작년에는 7월 19일 서창 한옥마을인 세동마을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열리지 않았어요. 내년에는 다시 만드리 축제가 열리길 소망해 봅니다.

당겨보니 무등산도 손에 잡힐 듯 가깝군요.

아파트 숲은 아마도 금호 2동인 듯합니다.

저기서 보면 서창 들녘과 영산강까지 시원스럽게 조망되겠군요.

다시 영산강으로 눈길을 돌립니다.

은빛 억새가 바람 따라 정신없이 나부끼군요.

영산강에는 벽진 나루와 서창나루가 있어요.

옛날엔 목포에서 영산강을 따라 소금배가 벽진 나루까지 올라왔죠.

여기서 오른쪽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풍영정이 나오는데요, 거기까지 갔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벽진 나루에서 하류로 약 3.6KM 지점에 서창나루가 있죠.

영산강 하류 방향인데, 공항 쪽 강변엔 모래사장이 생겼군요?

극락 대교 아래엔 제법 규모가 큰 모래사장이 있어요.

예전에는 억새밭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 물난리 때 싹 쓸려가고 대신 모래톱이 생긴 것 같습니다.

지형을 바꿔버릴 정도로 이번 장마와 폭우는 정말 대단했죠. 

그래도 주변을 둘러보니 홍수의 흔적은 보이지 않네요.

영산강 자전거길 안내센터 앞에는 핑크 뮬리가 있는데 아직 피기 전인가 봅니다.

이제 10월 초순이면 빨갛게 올라올 것 같은데요, 그때 다시 한번 와봐야겠어요.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 풍경입니다.

마침 하늘도 파랗게 구름도 적당히 있어 보기 좋군요.

그저 바람이 불면 부는 데로 몸을 맡기니 절대 부러질 일 없는 억새입니다.

눈높이의 표시판을 보니 9M이군요. 그럼 물이 내 키높이까지 찬다면 9M입니다.

지난 홍수 때는 아마 9~10M 정도 차지 않았을까요?

지난 물난리 때 서창, 마륵, 벽진동 등 영산강 주변이 침수되었는데, 배수문이 역류를 막지 못해 발생한 참사였죠.

영산강 자전거길 안내센터에서 무료 자전거를 대여받아 영산강변을 좀 거닐까 했는데 마침 햇살도 부드럽고 해서 그냥 걸었어요.

직사광선이 좀 부담스러웠지만, 돌아서 올 때는 괜찮더군요.

여객기가 푸른 창공을 가로지르고...

좀 이때 전투기 한 대가 연습비행하면서 쇼를 펼치더군요.

뒤집고 한 바퀴 돌고 좌우로 사정없이 꺾고...

딱 직각으로 올라나는 것만 빼고 다 하더군요.

다행히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가 한대 있어 당겨찍고 크롭 했더니 조종사 2명이 탄 훈련기로 보입니다.

날개 한쪽에 연기가 나는 것을 단 것은 궤적 때문이지 싶어요.

공중에서 360도 턴하는 장면도 담았어요.

음속으로 나는 비행기를 삼각대도 없이 포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수십 컷을 찍었는데 딱 이 두 장만 걸렸어요..ㅎㅎ

3년 전 무릎 연골 수술로 이제 등산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자전거 타기로 극복해 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

자전거 가격도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탈 시간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집에 있는 헬스자전거로 하루 20KM씩 타도 일주일에 자전거 한번 탄 것에도 미치지 못하니...

자전거를 사느냐 마느냐 마치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억새도 갸웃갸웃거리네요.

억새를 햇빛에 순방향으로 찍고 역방향으로 찍고...

오늘 무겁디무거운 카메라 두 대 들고 억새와 블루스를 칩니다.

영산강을 넣다 뺐다..ㅎㅎㅎ

강아지풀을 당겼다가 줄였다가...

묘한 그림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나마 바람이 불어줘서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씻겨주는데요,

덕분에 코스모스 찍기란 보통 어려움이 아닙니다.

좌우로 10CM 이상 정신없이 나풀거리는 코스모스들... 위아래도 10CM 이상 정신없네요..ㅎㅎ

부부로 보이는 두 분이 정다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먼 발치에서 오시네요.

얼굴을 모두 가려도 부담 없는 날씨였습니다.

광주를 관통하는 영산강에는 억새가 장관인 곳이 서구 서창 부근입니다.

둑길을 사이에 두고 황금들녘과 은빛 억새를 구경하느라 정신없는데요,

영산강 자전거길 안내센터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 주니 가까운 주말 억새 구경도 하고 서창 들녘 구경도 하면서 가을을 달려보시기 바랍니다.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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