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영암에서 만나는 봄

여행/공연

올해도 산과 들에는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지만,

코로나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지역 곳곳의 봄 축제들은 취소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봄꽃이 활짝 피어나는 영암을 찾았습니다.

영암 월출산 경관단지

영암군은 경관농업 일환으로 국립공원 월출산을 배경으로 전국 최대의 경관단지에 유채를 재배하고 여름에는 메밀을 파종해 사계절 볼거리가 있는 관광농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2019년도에 제1회 영암 월출산 경관단지 유채꽃 축제가 열렸는데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힐링할 수 있는 멋진 곳이 탄생했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사람의 마음이 꽁꽁 닫혀있지만 봄은 소리없이 다가오고 있네요.

유채꽃 단지는 무려 40만평 대지 위에 조성되었습니다.

아직은 파란 이파리와 줄기만 자라있는 상태인데, 꽃이 만개하면 아름답지 않을 수 없겠죠?

월출산이라는 걸출한 국립공원을 병풍삼아 아름다운 유채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월출산 경관단지’는 지금 한창 봄이 찾아오고 있는 중입니다.

조금씩 노오란 꽃망울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아직 쌀쌀한 기운이 있는데도 꿀벌들이 열심히 꽃을 찾아 날아다니고 있네요.

샛노란 유채꽃 가득, 그리고 하얀 벚꽃 가득, 웅장한 월출산의 바위 가득, 사진 한 장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작년만큼 탐스러운 유채꽃을 기대해봅니다.

예쁜 곳에서 사진 한 장 담지 않는다면 서운하겠죠?

곳곳에 포토존이 마련되어 인생샷 담아내기에 전혀 어렵지가 않습니다.

영암에는 왕인박사유적지에서부터 영암 읍내를 관통하여 봄이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는 100리 벚꽃길이 있습니다.

아직은 이른 봄이라 화려하게 펼쳐진 벚꽃길을 볼 수는 없는데요.

느린 속도로 드라이브를 즐기며 한 달만 지나면 만끽하게 될 벚꽃길을 상상해 봅니다.

영암실내체육관 앞에 따뜻한 햇살아래 가장 먼저 피어있는 벚꽃나무를 만났습니다.

사진으로 다 담아낼 수 없는 벚꽃향의 향기로움을 맡으며 잠시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매년 4월부터 피어나지만 아름다운만큼 비바람에 약해 쉽사리 지기도 하죠.

그래서 때를 잘 맞추어야만 최고조의 새하얀 아름다움을 담을 수가 있습니다.

왕인문화체험길

왕인박사는 일본 응신천황의 초청을 많은 기술자들과 함께 일본인들에게 글을 가르쳐 학문과 인륜의 기초를 세운 인물입니다.

일본가요를 창시하고 기술 공예를 전수하여 일본인들이 큰 자랑으로 여기는 아스카 문화의 원조를 이루고, 일본사회의 정치 경제와 문화 예술을 꽃피웠습니다.

월출산 기찬묏길은 지상의 기를 모아 하늘로 솟구치는 형국의 국립공원 월출산 기슭을 따라 조성한 40km의 산책 코스로,

월출산의 자연을 체험하며 심신을 단련하고 피톤치드가 풍부한 숲속에서 월출산의 기를 느낄 수 있도록 도보전용으로 개발된 친환경 건강도로입니다.

그 중에서도  ‘왕인문화체험길’은 왕인박사께서 왕인박사유적지 생가 터에서 문산재로 다녔던 길을 조성했습니다.

매년 4월 초, 화사하게 수놓은 벚꽃의 축복 속에 왕인박사의 업적을 조명하고 숭고한 뜻을 기리는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는데요.

일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영암의 대표 관광지로 왕인박사의 소통과 상생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왕인문화축제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면 취소되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왕인문화축제는 취소되었지만 왕인박사님과 함께하는 화사한 산책로  ‘왕인문화체험길’을 걸어볼까요?

영암죽정마을 목련은 부끄럽게 속살을 드러내고 고즈넉한 돌담길에 노란 닥나무와 수선, 새빨간 명자꽃이 봄 햇살에 살포시 눈을 맞춥니다.

‘왕인문화체험길’의 문산재까지 가는 길은  2가지 코스가 있는데요.

왕인박사유적지 생가터에서 가는 길은 현재 코로나 19로 폐쇄되었기때문에 죽정마을 ‘한울타리식당 ’ 뒷길에 주차하시고 임도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문산재까지 가는 초입은 꼭꼭 숨겨진 비밀의 숲처럼 고요합니다.

소나무 숲과 동백 숲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꼼짝을 못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양한 색과 운치를 주는 호젓한 산책길입니다.

혼자서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왕복 한 시간의 거리입니다.

노란 닥나무꽃을 보셨나요?

문산재 서당에서 쓸 종이를 만들기 위해 지침바위 위에 닥나무를 놓고 찧어 종이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요.

지침바위는 높이  8m, 둘레 25m  큰 바위로 둘레에는 닥나무가 군락지어 있습니다.

특히 화폐를 만드는 귀한 삼지닥나무는 가을부터 개화를 준비하며 엄동설한을 이겨낸 보기 드문 꽃입니다.

닥나무 군락이 노란 별처럼 톡톡톡 꽃을 피워냈네요.

국립공원 월출산 주지봉 기슭에 있는 문산재는 왕인박사가 문산재에 8살에 입문하여 유학과 경전을 공부했던 옛 서당입니다.

월출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왕인은 어려서부터 영특하고 총명했고 행동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았답니다.

문산재는 예로부터 수많은 선비을 배출한 학문의 전당으로, 학덕이 높은 석학들을 모시고 우수한 수학자들이 경학을 익히는 곳이였습니다.

옛날 왕인박사가 문산재로 다녔던 길이 바로 ‘왕인문화체험길’로 왕인박사유적지에서 문산재까지 이어져있어요.

문산재 옆에 위치한 양사재는 왕인박사가 동료들과 함께 모여 담론을 나누었던 곳입니다.

뒷산 월대암에 오르면, 왕인박사께서 공부하셨던 커다란 자연석으로 된 책굴이 있고,

왕인박사가 일본으로 건너간 후 그의 후덕함을 기리기 위해 새긴 왕인석상이 있습니다.

왕인석상이 있는 월대암에서 바라다 본 영암의 들녘이 평화로움을 줍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방문하는 건 자제할 수밖에 없지만,

조금만 기다려보면 곳곳에 찾아오는 봄처럼 좋은 기회도 올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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