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유행은 돌고 돈다! 급냉삽겹살이 궁금하면?

맛집치평동 '해태집'

당일 도축한 국내산 암퇘지를 생삼겹살을 급랭하여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일반 냉동삼겹살과는 다르다

고기의 선도도 좋고 얇은 삼겹살에서는 제법 육즙도 느껴진다. 돈차돌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목살 부위다

상추, 깻잎 등 채소 외에도 백김치와 묵은지, 그리고 대파, 꽈리고추, 모둠버섯까지 고기 한 점 한 점 어떻게 조합해서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한번은 대파에, 한번은 버섯을 가득 넣고, 한번은 꽈리고추에 먹다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맛을 찾을 수 있다

뉴트로(New-tro)라고 들어는 보았나?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선정한 ‘2019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경제신조어’로도 선정된 적 있는 뉴트로.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단어로 복고를 새롭게 현대에 맞게 즐긴다는 것이다. 3040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1020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유행이다.

- 해태집, 전라도 사람이라면 떼려야 뗄 수가 없는 해태 (실제 해태와는 관련이 없다)

점점 깊어가는 가을 밤,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과 학창시절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아무걱정 없이 웃고 먹기만(?)했던 그때가 떠오른다. 

야자시간의 에피소드, 한창 쫓아다녔던 아이돌 이야기까지 쉴 새 없이 수다 떨다보니 어느새 고파진 건 나의 배. 이제 먹으러 가보자

- 물병과 반찬쟁반을 보고 있자니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기분

왠지 야구배트 한번 휘둘러줘야 할 것 같은 상호의 간판을 뒤로하고 입장하면 포장마차 분위기의 원형테이블이 있다. 앗! 선동렬도 있다.(살 빠진 선동렬, 나 역시 해태타이거즈부터 지금의 기아타이거즈까지 골수팬이다). 벌써 과거로 돌아온 느낌. 거기다 추억의 델몬트주스병에 담긴 보리차와 은쟁반에 나온 반찬은 시골집에 온 기분이 든다. 아 물론 90년대 가요가 흘러나오는 것은 기본이다. 벌써부터 젊어진 기분이 든다.

- 메뉴는 간단하다. 급냉삼겹살과 돈차돌 그리고 간단한 식사

당일 도축한 국내산 암퇘지를 생삼겹살을 급랭하여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일반 냉동삼겹살과는 다르다. 고기의 선도도 좋고 얇은 삼겹살에서는 제법 육즙도 느껴진다. 돈차돌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목살 부위다. 돼지 한 마리에서 200g정도 나오는 희소가치 높은 부위다. 

- 고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채소, 버섯, 김치까지 올리면 먹을 준비 끝

급냉삼겹살과 돈차돌 1인분씩 주문했을 뿐인데 대파, 마늘쫑, 꽈리고추가 나온다. 기름에 구워먹는 묵은지도 빠트릴 수 없지. 불판에 다 올려본다. 학창시절 즐겨 먹던 냉동삼겹살을 은박지 불판에 굽는 것은 그때와 같은데 다양한 채소를 함께 구워먹는 것은 뉴트로다. 복고풍 은쟁반에 나온 반찬도 그렇다. 흔한 반찬에 마요네즈 간장소스, 젓갈을 더 한 것은 젊은 세대의 입맛을 맞춘 것이라고 한다.

- 급냉삼겹살이 좋은 이유는? 빨리 익는다!

빨리 익는 고기가 좋은 이유는?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달궈진 불판에 올린 얇은 급냉삼겹살은 빨리 익는다. 한 손으로는 고기쌈을 입에 넣으면서 한 손으로는 불판 위 고기를 뒤집어줘야 한다. 육즙 가득한 고기를 먹기 위해서다.

- 또 하나의 별미는 백청국장

꼬릿꼬릿한 냄새가 나는 청국장이 정통이라면 뉴트로갬성 청국장은 백청국장. 청국장에 가득 들어간 콩, 두부, 버섯은 국물반, 건더기반이다. 고춧가루를 넣지 않은 백청국장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청국장에 들어있는 ‘제니스테인’ 성분은 항암 작용 효과에도 좋을뿐더러 노화방지, 변비예방, 간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마음껏 먹어보자.

- 곁들임이 많으니 쌈의 조합도 취향 따라 수십 가지

상추, 깻잎 등 채소 외에도 백김치와 묵은지, 그리고 대파, 꽈리고추, 모둠버섯까지 고기 한 점 한 점 어떻게 조합해서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한번은 대파에, 한번은 버섯을 가득 넣고, 한번은 꽈리고추에 먹다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맛을 찾을 수 있다. 앗, 그러다보니 불판이 비었네! 그렇다면? “사장님 여기 1인분 더요!”

- 이대로 가긴 섭섭하지, 마무리는 깍두기볶음밥

고기를 구우며 자연스럽게 나온 기름에 묵은지와 깍두기를 넣은 볶음밥을 불판에 눌린 맛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 마무리 볶음밥을 먹으려 고기를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다는 깍두기볶음밥. 파절이와 콩나물을 송송 썰어 넣고 화룡정점으로 올라간 계란을 비벼 김에 싸 먹으면 추억을 한가득 먹은 것 같다.

음식뿐 만 아니라 곳곳에 비치된 소품들에서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아이템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쁜 일상에 한 박자 쉬고 싶다면, 그때 그 시절 친구에게 연락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어떨까?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어도 괜찮다. 진정한 친구라면 이해 할 테니 말이다.  글쓴이 : 블로거 ‘활화산이수르(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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