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수고한 당신께 소고기 한 점.

맛집꽃소마루 수완점

11월 15일. 2019 수능, 결전의 날이다. ‘모 여고 쌍둥이 사건’으로 많은 수험생들이 허탈함을 느꼈겠지만, 오늘이야말로 정정당당한 승부, 실전으로 평가받는 자리다. 이 하루를 위해 열심히도 달려왔다. 수능이라는 마라톤을 달린 그들에게 오늘의 결과는 묻지 말자. 그저 진심이 담긴 소고기 한 상의 센스가 필요한 때다.


필자가 비록 수험생은 아니지만, 이제는 까마득한 수능의 그날처럼 힘든 하루가 있더라. 고된 하루를 보내고 나니 생각나는 게 소고기다. 그래서 수완지구로 향했다. 먹을 것 많고 많은 수완지구에서 가족끼리 친구끼리 자주찾는 소고기구이 식당이 있는데, 바로 ‘꽃소마루’다.


이전에 같은 자리에서 ‘우마루’로 운영했었는데,  ‘꽃소마루’로 이름이 바뀌었다. 사장님이 바뀌셨나 했다가, 그대로 계시는 걸 보고 혼자 반가워해본다. ‘꽃소마루’는 '세계로병원' 뒤편에 위치해 있다. 그 때문인지 점심시간에도 식당은 바쁘게 돌아가더라.


오늘은 저녁시간에 방문해서인지 친구끼리 가족끼리 오신 손님들이 많다. 내부는 입식과 좌식 형태로 마련되어 있어, 모임은 물론 단체 회식에도 문제없다. 간격이 넓고 테이블 간 파티션이 자리 잡고 있기에 소규모의 식사도 크게 방해받지 않아서 좋다. 유명 방송인들도 다녀갔는지 한 쪽 벽에 사인이 가득하더라.


정통 고기구이 전문점답게 메뉴에는 고기, 그리고 고기가 포진했다. 점심특선에도 고기 메뉴 주문이 가능하니 육심(肉心)으로 사는 우리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수고한 날의 소고기 파티를 위해 소 반 마리와 생고기를 주문했다. 소 반 마리는 2~3인 정도도 충분한 양이다.


본격적인 식사 전, 두부김치와 계란찜으로 허기를 달래본다. 기본 반찬 중에 자꾸 손이 가는 것인 묵 냉채다. 시원한 육수 국물에 탱탱한 묵과 살짝 칼칼한 김치가 담겨 감칠맛을 낸다. 고기를 먹으며 간간이 떠 마시면 입맛을 시원하게 잡아줘 좋은 상성이다.


여타 고깃집에서는 조금 칼칼한 된장국을 주기 마련인데, ‘꽃소마루’에서는 들깨 된장국이 나온다. 된장국의 고소함을 배로 높였다. 게다가 고기를 먹을 때 입맛을 해치지 않고 느끼함만 삭 잡아주니 '꽃소마루의' 신의 한 수다.


먼저 등장한 생고기가 붉은빛을 내뿜는다. 구운 소고기도 맛이 훌륭하지만, 신선한 생고기의 맛은 또 다르다. 생고기는 육회로도 주문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질 좋은 한우를 제대로 즐기려면 다른 양념 없이 기름장에만 콕 찍어 먹어야 제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생고기 한 점씩 먹다 보면 소 반 마리가 나온다. 부위별로 채끝 등심살, 갈빗살, 살치살, 차돌박이다. 그날 고기 상태에 따라 구성이 변경되기도 한다. 이전 방문 때는 부챗살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통’답게 고기의 질을 그날그날 확인해 구성해 낸다.


소고기는 부위별로 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은 음식이다. 채끝 등심은 지방이 적고 살코기 함량이 높아 가장 연하고 부드러운 살코기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갈빗살과 살치살은 우수한 마블링과 육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차돌박이 특유의 꼬들꼬들하고 고소한 맛도 놓칠 수 없다.


소고기는 본디 겉의 핏기만 가시면 먹는 법이라 배웠다. 적당한 핏기만 가신 소고기를 한 점 들어 입에 넣으면 육즙이 확 퍼지고 고기는 살살 녹는다. 오늘 하루 수고한 나에게 부드러운 위로가 되는 한 점이다.


소고기 한 상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소스 군단이 나섰다. 깨와 마늘 조각 뿌려진 기름장도 훌륭하고 간간한 소금장도 좋다. 입맛에 따라 골라 먹는 소스 세트다.


소스 세트 중 특별한 이것, ‘꽃소마루’만의 비법인 간장소스 뿌린 양파 채다. 채 썰어진 양파에비법 간장 소스를 뿌리면 소고기의 느끼함을 확 잡아주는 반찬으로 변신한다. 한 식사에 두세 번은 리필하게 되는 '특제'다.


소고기는 구워서 그대로 먹어도 좋고, 소스만 살짝 찍어 먹어도 좋다. 그래도너무 고기만 먹으면 안 되니까 쌈 채소로 싸서도 먹는다. 향긋한 쌈 채소로 소고기를 둘러싸면, 건강식이 따로 없다.


쫀득하고 꼬들꼬들한 차돌박이 구이도 맛이 일품이다. 고소함이 확 퍼지는 이 맛에 한번 빠지자 헤어 나올 수 없다.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도 자꾸 집어먹게 된다.


소고기 한 상으로 극진한 위로를 받았다면, 마무리 후식 차례다. 후식 메뉴로는 냉면, 국수, 떡국 등이 다양하게 있어 기호에 따라 주문하자. 필자는 누룽지 파라서 누룽지를 주문했는데 양이 밥 두 공기 수준이다. 이미 배는 부르지만 후식은 디저트로 먹는 것이다.


사장님께서 직접 담근 매실차를 한 컵 내어주셨다. 간간이 들르는 손님인 것을 알아차리셨나 보다. 혼자 반가운 게 아니어서 다행이다. 퉁명스러운 듯해도 세심한 배려가 있는 매실차 한 잔에 오늘 하루 힘들었던 날도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가끔은 정말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게 되는 날이 있다. 그 때 간절히 생각나는 건, 바로 오늘을 위로 받고 다음 날을 힘내기 위한 맛있는 식사다.


수능이라는 거사를 치루고 온 수험생들, 격전의 연말 시즌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들, 그리고 그들이 모여 이루는 우리 가족이 있다. 오늘의 가족 식사에 긴 말은 필요하지 않다. 말 하지 않아도 '수고했어'라는 진심이 느껴지는 '꽃소마루'의 소고기 한 점이면 충분하다.


by. 사랑방맛집 (http://food.sarangbang.com)




※업체정보※
업체명 : 꽃소마루 수완점
업체주소 : 광주 광산구 장덕동 1276
예약/문의 : 062-954-9982
영업시간 : 매일 11: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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