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색다른 공간에서 브런치 즐기기

맛집블랭크하우즈


최근 지인이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며 찍은 사진을 보내줬다. 프라하, 부다페스트 등 동유럽 도시들의 청명한 하늘을 담은 사진들을 보니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그중, 한 카페에서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기는 사진에 결국 참지 못하고 필자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즘같이 날씨 좋은 날, 나도 밖에 나가고 싶다.


평일 오전, 잠시 시간이 비었다. 그동안 어딜 들렀다 갈까 고민하다가 결국 풍향동으로 향했다.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간의 ‘먹부림’보다는 ‘여유’를 취하는 날이 되겠다.



점심시간 전이라 가볍게 티타임을 즐기고자 이곳, ‘블랭크 하우즈’를 찾았다. ‘카페가 무슨 맛집이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카페도 이미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소규모 창업 형태까지, 요식업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디저트는 물론 브런치까지 가능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블랭크 하우즈’는 요즘 인기 있는 루프탑(roof-top) 카페 중 하나인데, 옥상 개방형 구조가 아닌 천장이 유리창으로 뚫려있는 형태의 루프탑이다. 요즘 젊은 여성들이나 커플 사이에선 특색있는 카페 투어를 하는 게 소소한 일상 취미라고 하길래, 그중 슬쩍 엿들었던 곳이다.



한 건물 전체를 카페로 사용하는 곳이다 보니, 전용 주차장도 있다. 깔끔하고 모던한 흰색 외벽과 넓은 유리창이 카메라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다. 골목 어귀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 레스토랑이 자리한 느낌이다.



카페에 들어가면 여느 카페처럼 카운터 겸 주문 공간이 자리한다. 일층에도 조그마한 테이블들이 있어, 테이크 아웃 손님도 잠시 앉아 채비를 고르고 가기 좋다. 아, 두 달 전부터 카페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되고 있는데, 과태료 최고 200만원까지니 점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자.



주문 공간에 자리한 작은 메뉴판에서 오늘의 주식, 커피와 디저트를 주문한다. 주문 시에는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로 줄여서 주문하는 센스를 발휘해본다.


이전에 들른 카페에서 주문 메뉴를 취합하는데 한 분이 전 ‘아바라요’라는 거다.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줄여 ‘아바라’로 줄여 말한단다. 세상에,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여버리는구나.



‘블랭크 하우즈’는 티타임에 간단한 다과를 할 수 있도록 쿠키나 머핀 등의 베이커리류도 판매하고 있다. 종류는 일반 프랜차이즈보다 다양한 편이다. 딸기잼 뜸뿍 들은 맘모스 빵도조각으로 판매하고, 소시지빵도 있단다.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 크레이프도 세 종류나 있다.


이 디저트류를 매장 오픈 전마다 직접 제빵한다는데, 들어간 정성이 프랜차이즈와 비교할 수가 없다.



크레이프와 커피를 주문한 뒤, 진동벨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외관과는 다른 다채로운 공간이 펼쳐진다. 한 층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 놓았는데, 나뉜 4~5가지의 공간이 각기 다른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한 쪽이 모노톤의 미니멀하고 현대적인 콘셉트라면, 다른 편은 동물 캐릭터들이 반기는 동화 속에 온 것 같기도 하다. 다양한 스타일의 테이블과 의자로 분리된 공간을 연출한다.



3층은 다락방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 2층이 탁 트인 느낌이라면 3층은 보다 낮은 천장에 오밀조밀한 느낌을 담았다. 따뜻한 색감의 가구에 은은한 조명을 더하니 외국 가정집에서 열리는 홈 파티가 생각나는 공간이다.



사장님 혼자 계시기 때문에, 진동벨이 울리면 1층에 내려가 스스로 픽업해오자.


골목 어귀에 자리한 데다, 이른 시간이어서 손님이 우리뿐이다. 그래서 자유롭게 1층부터 3층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마지 건물을 통째로 빌린 듯 호화로운 마음이 든다. 평일 오전의 티타임, 마치 성공한 사람 같은 여유로움이다.



커피는 색다른 종류에 도전하고 싶어 몇 개 골라 주신 것 중 핑크 히말라야를 골랐다. 히말라야 핑크 소금을 뿌려 커피 맛을 풍부하게 한 음료로, 이색 메뉴 중 하나다. 달고 짜고 부드럽고 씁쓸한 맛이 모두 한 모금에 함축되어 있다. 여러 테마를 담은 ‘블랭크 하우즈’와 같은 맛이라고 하겠다.



직접 만든다는 크레이프 케이크도 층이 얇고 고르다. 얇게 구워낸 크레이프를 겹겹이 쌓아 올려낸 케이크로, 사이사이 크림과 견과류가 채워져 있다. 보통 정성이 아닌 케이크라 그런지 종류가 셋뿐이다.



크레이프 케이프 먹는 법은 포크에 크레이프 끝 결을 끼우고, 반대쪽으로 살살 말아가면서 한 겹을 완전히 떼어내 먹는 것이다. 달달한 디저트 한 입에 쏙 넣고, 커피 한 모금하다 보면, 이곳이 유럽이 아닌들 어떠냐, 일상의 탈출이 주는 여유로움이 여기에 있는데!




짧디짧은 가을이 지나가려 하고 있다. 여행 떠나기 좋은 요즘, 바쁜 현실과 생업에 묶여 아쉬운 가을을 흘려보내고 있진 않은가.


평일이든 주말이든 짧게라도 시간을 내보자. 유럽풍의 휴식을 선사하는 ‘블랭크 하우즈’에서의 브런치 타임이라면 그게 바로 일상 속 작은 휴가가 될 것이다.


by. 사랑방맛집 (http://food.sarangbang.com)



※업체정보※
업체명 : 블랭크하우즈
업체주소 : 광주 북구 군왕로8번길 13 (풍향동)
예약/문의 : 062-251-8171
영업시간 : 매일 11:00~22:00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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