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일상이 특별함으로 바뀌는 식탁

맛집어센틱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이하는 ‘처서’가 지나니 아침저녁으로 꽤 선선해졌다. 산책하기 썩 좋은 날씨라, 먼 곳보다는 가까운 동네 발걸음이 좋은 요즘이다.

정처 없는 걸음으로 거닐다 마주한 이곳, ‘어센틱’에서 일상의 휴식과 편안한 음식을 만났다. 가을로 접어드는 오늘, 여유로운 유럽 정취를 만끽할 다이닝(dining)으로 초대한다.

봉선동 라인 아파트 뒤쪽 골목은 상권이 형성된 곳이 아니다. 그저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평범한 주택가다. 그런 주택이 모여 있는 일상적인 이곳에 어울리듯 어울리지 않는 특별한 곳이 생겨났다. 

바로 이곳, 일상 속의 낭만을 불러일으키는 ‘어센틱 비스트로(Authentic Bistro)’다.

평범한 주택가에 있던 오래된 주택이 세련된 다이닝 식당으로 변모했다. 주변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도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북적북적한 번화가의 군중과 클락션 소리를 피한 작은 골목에 유럽 동화 같은 ‘어센틱’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외관보다 더욱 낭만적인 공간이 나타난다. 주택의 고유한 느낌을 살리면서 감수성을 더했다. 본디 ‘어센틱 비스트로’에서 ‘비스트로(bistro)’는 일반 가정집 같은 수수한 작은 식당을 의미한다.

그렇다 보니, 정겨운 동네 골목 한 귀퉁이에 자리한 ‘어센틱’은 마치 오찬이 열리는 홈 파티에 초대된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게다가 한 건물을 다 사용하기에, 방문의 목적에 따라 자리를 고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1층은 따듯한 볕이 드는 곳과 프라이빗한 공간을 분리해 놓았고, 밖의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층을 만나볼 수 있다. 2층이야 말로 ‘어센틱’의 유럽이 펼쳐지는 곳이다.

2층은 화이트 톤을 바탕으로 북유럽풍 가구, 소품들이 모던한 현지 느낌을 선사한다. 더욱 낭만적인 다이닝을 위해 곳곳 양초들이 자리한다. 이른 점심과 오후에 오면 청량함과 함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고, 저녁시간의 방문이라면 더욱 낭만적인 공간이 된다.

이른 점심시간, 2층의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아 오전의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메뉴판을 받아 메뉴를 구경하니, 익숙한 음식들 사이 낯선 이름이 하나 보인다. 바로, 뇨끼. 

친절하게 적힌 옆의 설명을 보니 더 궁금해지는 요리다. 뇨끼 포함, 음식을 주문한다.

식사 전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빵이 나온다. 보통 바게트 한 조각에 버터 정도를 주곤 하는데, 이곳은 올리브오일에 발사믹 소스를 뿌려주는 오리지널 스타일이다.

이렇게 주는 곳이 간만이기에 빵에 소스 듬뿍듬뿍 찍어 먹을 수밖에. 빵도 갓 자른 것처럼 폭신함을 유지하고 있어 좋다.

가볍게 에피타이저를 끝내면 마냥 궁금했던 ‘뇨끼’가 등장한다. 이탈리아 음식이라고 하면 피자나 파스타를 흔히들 떠올리는데, ‘뇨끼’야말로 이탈리아에서 가정식으로 먹는 요리라 할 수 있다. 광주에서 이 메뉴를 하는 곳이 많이 없기도 하다.

‘어센틱’의 뇨끼는 손가락만한 반죽에 크림소스, 버섯, 양파, 감자, 브로콜리 등을 넣고 끓여 내어, 비장의 소스인 트러플 오일로 마무리를 장식했다. 기대감을 가지고 한 수저에 듬뿍 떠 담아 한입 맛본다. 

뇨끼의 반죽은 쫀득쫀득한 식감으로, 씹을 때마다 고소한 크림소스에 트러플 오일의 풍미가 확 퍼진다. 거기에 제 식감을 뽐내는 버섯, 브로콜리 등 부재료의 풍성함까지 더해지니 맛은 물론, 양식임에도 건강함까지 들었다.

‘어센틱’의 뇨끼가 더욱 좋은 이유는 오리지널을 고집하는 대신에, 누구나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한국 현지화시킨 점이다. 홈메이드 방식으로 조미료 없이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양식을 즐겨먹는 분들에겐 간이 조금 심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와 함께하든지 함께하기 좋은 다이닝이 될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 ‘어센틱’은 우리 집에 방문하는 누구든지 캐주얼하고 편안한 식탁을 즐기고 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뇨끼에 감탄하고 있는 것도 잠시, 슈림프 로제 파스타도 등장이다. 파스타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뇨끼와 함께 한다면 로제 파스타를 추천한다. 

‘어센틱’의 슈림프 로제 파스타는 위에 올라간 큼직큼직한 블랙타이거 새우는 물론, 꾸떡한 크림과 듬뿍 들어간 날치알이 특징이다. 파스타 돌돌 말아 한 입씩 넣으면, 씹을 때마다 크림의 풍부한 맛에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식감이 꽤 흥겹다.

통새우의 탱탱한 살을 먹을 때도 로제 소스 품은 날치알이 빠지면 섭섭할 정도.

밥이 필요하다면 리소토와 필라프 종류도 있다. 아이들과 동행한다면 괜찮은 메뉴다. ‘어센틱’은 스테이크 크림 리소토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미 크림 종류는 합격점이니, 느끼함 잡을 칠리 필라프 출격이다.

고슬고슬 잘 볶아진 필라프도 꽤 괜찮다. 살짝 매콤한 정도에 버섯, 브로콜리, 날치알 등이 주는 식감이 더욱 풍부하다. 매울 새라 은은하게 뿌려진 치즈도 ‘어센틱’에 맞는 소소한 센스다. 자극적이지 않게, 더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식을 닮아있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 일상에서 느끼는 간만의 여유로움. 거기에 창 너머로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들어오니, 디쉬에 곁들일 와인 한 잔이 딱인데... 아쉬운 대로 청량감을 높여줄 에이드까지 더하니 동행인의 감탄사처럼 천국의 힐링이 아닐 수 없다.

배부르다, 양이 생각보다 많다, 라곤 하지만 모처럼의 여유에 천천히 음식과 분위기를 음미하다 보면 플레이트가 비워지기에 필요한 건 시간뿐이다.

평일 오전 여유를 마무리하기 위해 샐러드 피자도 주문이다. 설명을 듣고 주문했어도 샐러드 피자라니 생소한 단어의 조합이었지만, 생김새를 보니 선택에 꽤 만족스럽다.

샐러드를 단일로 시키긴 부담스러운 분들께 추천하는 메뉴다. 페스츄리 도우에 싱싱한 샐러드 채소와 리코타 치즈를 뿌려 덮은 뒤, 그 위에 꿀을 뿌려서 감칠맛을 올렸다. 음식과 함께 간단한 샐러드가 되기도, 한 조각 먹으면 건강한 메인 음식이 되기도 한다.

이 맛 꽤 괜찮기에, 다이어트 중인 친구를 위해 포장도 잊지 않았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활짝 연 창밖으로, 지나가는 자전거 소리, 참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 비로소 가을이다. 여느 날처럼 평범했던 가을날 동네 산책길 모퉁이에, 유럽식 비스트로가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뛰놀고 밥 짓는 냄새가 퍼지는 푸근한 골목 한 편, 은은한 조명을 밝힌 채 조용히 누구나를 위한 건강한 식탁을 준비하는 식당이 있다. 평범한 골목의 작은 유럽 ‘어센틱’이 있다.


※업체정보※

업체명: 어센틱비스트로

업체주소: 광주 남구 봉선로79번길 9 (봉선동)

예약/문의: 062-676-2369

영업시간: 매일 11:00~22:00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무


※대표메뉴※

트러플 크림뇨끼: 22,000원

토마토/크림/오일/로제 파스타: 17,000원

슈림프/크랩 필라프: 13,000원

아보카도/리코타치즈 샐러드: 17,000원

샐러드/페퍼로니 피자: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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