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고소한 전어로 가을을 먹자

맛집전어랑숭어랑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쌀쌀해진 게 가을이 오긴 왔나 보다. 백화점은 벌써부터 색색깔의 롱패딩을 진열하고 있을 정도다.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백화점 말고도 색색깔의 옷을 입은 곳이 있으니 바로 횟집이다. 연두색, 다홍색의 형광 용지에 투박한 글씨로 ‘전어’, ‘대하’ 등의 제철 맞은 어종들의 이름을 휙휙 써 붙여놓은 게 제법 눈에 띈다.

그래, 가을이 왔으면 전어를 먹어줘야지.

전어는 지금부터 10월까지가 딱 먹기 좋은 때이다. 가을 끝물이 되면 뼈가 억세져, 뼈가 많은 전어의 맛도 떨어진다. 전남 보성에서는 8월 31일부터 전어 축제가 한창이라 하는데, 그런 제철 맞은 전어 먹으러 보성까진 못 가고, 가까운 양동시장으로 출발해본다.

본디 ‘회’는 시장에서 먹는 게 값이 싸고 양도 푸짐한 법이다. 전어를 맘껏 먹기에는 시장만한 곳이 없으니, 양동시장 외에도 말바우시장, 남광주시장 등을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그 중 직원 아버님 단골집이라는 ‘전어랑 숭어랑’을 찾았다. 양동시장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주차는 양동시장 공영주차장이나 주변 골목을 이용해야겠다.

여름 동안의 충분한 영양 섭취로 살과 기름이 통통하게 오른 전어들의 움직임을 보라. 싱싱하게 살아 움직이는 전어들에 입맛을 다시며 입장해본다.

한쪽 면엔 주방이 자리하고 홀은 모두 입석 형태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양동시장과 함께 그 자리를 지켜온 고즈넉한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

‘전어 철 메뉴’라 하여 전어 회 / 무침 / 구이의 세 종류 구성이다. 코스로도 주문이 가능해서 세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어서 좋다. 4인 방문으로, C 코스(회+무침+구이 50,000원)를 주문한다.

가을 전어는 뼈가 연해서 보통 뼈째로 회를 떠내어 그 꼬들꼬들한 식감을 즐기곤 한다. 그러나 뼈째로 먹는 식감을 즐기지 않는다면, 주문 전에 미리 뼈를 발라내달라고 요청하도록 하자.

1인 1 미역국이 뜨끈하게 먼저 속을 가라앉혀준다. 푹 찐 고구마와 마요네즈 샐러드까지. 여느 횟집처럼 곁들이 음식이 많지는 않지만, 코스 요리 기다리며 집어먹기 좋은 옛날식 반찬들이다.

코스라선지 메인 요리는 하나씩 내어진다. 생선은 회로 즐겨야 가장 맛있는 법. 가을 전어답게 살이 통통하고 기름이 적당히 올라 고소한 맛을 낸다. 뼈째로 썰어달라 요청했기에, 전어의 고소한 살의 풍미와 꼬들꼬들한 뼈가 함께 씹히는 맛과 식감이 일품이다. 조금 느끼하다고 느낀다면 쌈 채소와 함께 곁들어 먹는 것도 좋다.

다소 식상한 표현이지만,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구이가 두 번째로 나온다. 며느리가 왜 돌아왔는지 알 것만 같은 전어구이의 고소한 냄새가 확 풍긴다. 겉면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뽀얗게 잘 들어찼다. 몸통의 가장 굵은 뼈만 바르고 잔가시와 함께 먹어줘야 전어구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전어회 무침이 등장한다. 고소한 전어를 채소와 곁들여 양념장에 버무려 나오는데, 습한 요즘 날씨에 입맛을 살리는 새콤한 맛이 있다. 나온 그대로 먹어도 좋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 사실.

이렇게 공기를 추가 주문하면, 넓은 대접에 참기름을 뿌려서 밥공기와 함께 가져다준다. 거기에 전어회 무침을 적당량 넣어 비벼주면 그 맛 환상인 ‘전어 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새콤하고 고소한 전어회 무침과 함께 비벼 먹는 ‘전어 비빔밥’은 일반 회 덮밥보다 더욱 꼬들꼬들한 맛이 있다. 전어의 기름기로 인해 고소한 맛이 도는 것이 별미 중의 별미다.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맛으로 우리의 가을 식탁을 책임지는 전어 철이 돌아왔다. ‘좋은 회 놔두고 무슨 전어를 먹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철 음식이란 모름지기 그 철에만 느낄 수 있는 풍미가 있는 법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전어와 함께 고소한 가을을 맞이해보자.


by. 사랑방맛집 (http://food.sarangbang.com)



※업체정보※
업체명 : 전어랑숭어랑
업체주소 : 광주 북구 경열로 166 (유동)
예약/문의 : 062-514-3208 (*매주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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