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화사가 곱창을 너무 맛있게 먹었다

맛집순천황소곱창

소는 얼마나 위대한 동물인가. 살치살, 채끝살은 구워 먹고, 등심은 스테이크로 먹고, 안심은 불고기로 해 먹고, 갈빗살은 찜으로 먹고, 양지는 국 끓여먹고, 우둔살은 육회로 먹고 어느 부위도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 소를 살만 먹냐고? 소는 내장까지 맛있단 말이다.

돼지곱창집은 많은데 소곱창집은 많이 없는 이유, 바로 재료 공수가 힘들다는 것. 손질이 까다롭고, 신선한 상태로 그날 그날 공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유로 소곱창집은 체인점이 많다. 아무래도 재료 공수가 안정적이니 말이다.

그런데, 자그마한 동네에 소곱창집이 생겼다. 무슨 자신감일까 싶어 들어가봤다. 바로 오픈한 지 두 달 남짓 된 문흥동 ‘순천황소곱창’이다.

요즘은 사람들의 관심 메뉴가 소곱창인가 보다.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한자리 방금 나가길래 냉큼 착석한다.

메뉴는 심플하다. 대창, 막창, 곱창, 특양구이, 전골 등이 있다. 생뚱맞게 삼겹살이 껴있는 건 조금 의아하지만 ‘소 내장 전문’인 것은 확실하다.

모둠세트로 주문하고 축구 좀 보고 있으니 기본 반찬 빠르게 차려진다. 기본적인 반찬들인데, 눈에 꽂히는 건 바로 묵무침이다.

탱글탱글 삼삼한 맛으로 먹는 묵을 겉절이와 함께 무쳐내었다. 액젓을 넣고 무쳐내었는지 간이 조금 쎄서 소주 한두 잔하며 집어먹기 좋다.

동행한 어머니가 극찬하신 북엇국이다. 얼마나 입에 맞으셨는지 직원분 붙잡고 뭐 뭐 넣었냐고 여쭤보신다. 앞으로 한 달간은 집에서 북엇국만 먹게 되지 않을까 싶다.

국 종류를 이것저것 고민했다고 하는데, 원가도 공수도 더 많이 드는 북엇국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그만큼 북어도 많이 들었다.

기본 반찬에 소주 한두 잔 먹다 보면 초벌되어 나온 모둠세트가 등장한다. 곱창, 대창, 막창, 염통의 구성이다. 염통은 너무 구워지면 질기기 때문에 생으로 나온다.

직원분이 오셔서 곱창들 위에 뭔가를 샥샥 뿌려주신다. 소금인 줄 알고 그만 뿌려달랬더니 소스란다. 양파, 마늘, 무를 곱게 간 가루소스인데, 내장 특성상 날 수 있는 잡내를 잡아주고 향을 더한다. 소스 입힌 곱창들이 구워지는 냄새에 젓가락 벌써 들었다.

식당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직원분들이 집게와 가위를 장착하고 테이블마다 구워주신다.

내장 기름은 아래로 또르르 떨어지고, 잘 구워진 곱창들을 마주한다. 버너에서 약한 불로 데워지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먹어도 된다.

잘 구워진 곱창들은 직원분께서 앞접시 겸 양파소스 위에 한두 개씩 올려주신다. 한 부위씩 잘 어울리는 소스 조합을 알려주시는 친절함도 겸비하셨다.

불판 위에서 질겨지기 전에 염통부터 먹자. 쫄깃쫄깃함이 일품인 염통은 기름장에 콕 찍어 먹으면 고소함이 배가 된다. 어머니가 염통은 처음 먹어봤다고 하시는데, 고소하다며 잘 드신다. 뿌듯하다.

곱창도 노릇노릇 잘 구워졌다. 먹기 좋게 잘라진 곱창을 한입에 쏙 넣고 씹으니, 안에 있던 곱이 존재감을 발휘한다. 2주 전 오치동에 유명한 곱창집 다녀왔었는데, 그곳보다 낫다. 주관적인 평이다.

동글동글 대창은 언뜻 돼지 막창을 닮았지만 지방이 많아 더 고소하다. 이미 고소하기 때문에 기름장보다는 고추 썰어 넣어 살짝 매콤한 간장에 찍어먹는 게 풍미가 더 좋다.

막창도 고소함 폭발이다.부위별로 식감과 맛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 신선함과 고소함은 공통적이다.

불판 위에서 구운 부추, 버섯과 같이 먹어도 좋고, 양념된 생부추와 같이 먹어도 좋다. 조합마다 기분 좋게, 맛 좋게 어울리는 게, 메뉴 구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구나 싶다.

열심히 먹다 보면 나오는 치즈 계란찜 서비스다. 오늘만은 다이어트를 내려놓자. 치즈 듬뿍 올려 쪄진 계란찜은 짭짤하면서 고소한 치즈 맛과 폭신한 계란이 만나 환상의 부드러움을 선사한다.

순천황소곱창의 마지막 피날레, 볶음밥이다. 잘게 다져진 김치와 김가루, 부추, 콩나물까지 듬뿍 들었다. 거기에 화룡점정 날치알까지. 마지막까지 박박 긁어먹게 되는 마성의 모둠세트 한판이다.

오픈 기념으로 테이블마다 한 개씩 인형 선물을 주시는데 그게... 활짝 웃고 있는 황소 인형이라니.. 조금 죄책감이 깃든다.

‘순천황소곱창’은 어머니와 두 아들이 함께꾸려가는 자그마한 식당이다. 넓고 화려한 체인점은 아니지만, 순천에서 매일 공수해오는 재료들로 가족의 꿈과 행복을 위해 운영해나가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어머니와 함께 나눈 이야기와 소곱창 저녁 식사가 더욱 즐겁다.


by. 사랑방맛집 (http://food.sarangbang.com)


※업체정보※

업체명 : 순천황소곱창

업체주소 : 광주 북구 대천로 124-2 (문흥동, 일신아파트 상가)

예약/문의 : 062-261-0208

영업시간 : 매일 17:00~24:00 (주방마감 - 23:00) - 매주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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