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초복, 삼계탕에서 든든한 닭백숙으로 업그레이드!

맛집촌뜨락

한국인의 닭 사랑은 오래전부터 유별나다. 특별한 기념일이나 손님이라도 방문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상에 닭 요리 하나쯤은 올랐다. 그런 닭 요리 중 초복을 맞이한 이때쯤 가장 불티나게 팔리는 메뉴, 삼계탕이다.

복날 시즌이 되면, 어느 식당을 가든 삼계탕 뚝배기를 맛볼 수 있다. 마침 초복인데 그냥 삼계탕 한 그릇으로는 보양을 했다기엔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기왕이면 보양 한번 확실히 하자! 싶어 삼계탕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닭백숙 먹으러 풍암동 ‘촌뜨락’을 찾았다.

소박한 외부처럼 내부도 마찬가지다. 다섯 개 남짓한 테이블이 전부고, 그마저 한 테이블은 주인장의 따님이 열심히 한글 공부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점심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만석이 된다.

모임을 하거나 가족 외식하는데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개별 룸이 있는 2층으로 자리는 걸 추천한다.

한쪽 벽면에 걸려있는 메뉴판을 들여다보자. 당분간은 더위 걱정은 안 해도 될 정도의 구성이다. 보양식의 대표주자 닭과 오리백숙, 그리고 오리탕, 볶음탕, 그것도 모자라 효능이 좋다는 황칠나무와 옻나무를 함께 끓여냈으니 몸에 좋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점심 식사시간에는 뚝배기에서 끓여낸 삼계탕, 오리탕을 먹을 수 있다. 좀 더 럭셔리하게 낙지와 전복도 추가할 수 있다. 오늘 우리의 선택은 황칠닭백숙이다.

테이블에 위생 비닐을 먼저 깔아준 다음 닭백숙에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열무김치와 묵은지, 그리고 몇 가지의 밑반찬을 내어준다. 다진 마늘과 깨를 올린 된장부터 맛있어 보이는 것이 함정이다. 

반찬까지는 여느 백숙집과 같다. 촌뜨락의 특징은 지금부터다. 익히지 않은 닭가슴살과 닭똥집을 내어주면서 코스요리의 시작을 알린다.

닭가슴살 육회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신선함이 담보되지 않고서야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촌뜨락’은 갓 잡은 생닭을 사용한다는 거다. 쫀득쫀득한 가슴살과 꼬들꼬들한 똥집은 별미 중 별미다.   

원기 회복 등 효능이 많아 바다의 홍삼이라고 불리는 해삼도 한 접시도 닭백숙 코스에 함께한다. 백숙 상차림에는 안 어울릴지 모르나 이것 또한 보양식이다.   

해삼을 한 점하고 다른 음식에 한 눈을 판 사이 접시는 깨끗하고 일행은 흐뭇하게 웃어 보이고 있었다. 꼬득꼬득, 고소한 맛이 일품인 해삼을 싹 비운 일행이 오늘 점심 식사의 위너.

푸짐한 코스는 계속된다. 상차림에 익힌 전복 4마리를 얹어준다. 전복은 수저를 이용하면 껍질과 완벽하게 분리할 수 있다. 내장까지 함께 한입에 쑥~ 밀어 넣어 꼭꼭 씹어 영양분을 몸 속으로 흡수 시킨다.

돼지고기 수육, 홍어, 묵은지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삼합도 함께 나온다. 전라도 잔칫상에는 빠져서는 안 될 나름 고급 음식인데, 다른 음식에 비해 집중을 못 받는 메뉴로 전락했다. 완전 삭힌 홍어가 아니지만 그래도 맛있다. 

닭가슴살 육회, 해삼, 전복, 삼합과 반찬들을 백숙이 나오기 전에 열심히 먹어 치우고 있는데, 사장님 손에는 의문의 한 접시가 더 내어온다. 그건 바로 낙지탕탕이다.

생오이와 참기름 위를 살아 있는 살아있는 낙지들이 열심히 헤집고 다닌다. 백숙은 시작도 안했는데 힘이 불끈 나는 느낌이다.

본격적으로 닭은 뜯지도 못했는데 꽤나 차오른 배가 야속하다. 잠시 수저를 내려놓고 심호흡을 하며 백숙을 맞이하려 했지만 별안간 또 뭐가 나온다.

사기그릇을 채우고 있는 것은 황칠나무 육수다. 육수를 한 국자씩 떠서 도대체 몇 번째인지도 모를 입가심을 한다. 황칠육수가 약재기 때문에 씁쓸할 것 같지만, 의외로 상당히 고소하다. 모르고 먹으면 보리차와 흡사하다.

버너 위에서 육수가 끓어오르면 닭가슴살(추가제공), 버섯, 부추를 샤브샤브처럼 데쳐먹는다. 닭가슴살을 푹 익지 않을 정도만 데쳐 먹으면 부드러운 살결이 입안에서 녹는다. 육수가 배인 채소들은 풍미가 높다. 

어디 가면 다들 주연급이 될 만한 음식들이 무더기로 조연으로 출연한 다음에야 황칠닭백숙을 맞이했다.  

조리법이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닭백숙은 어떤 기교도 필요 없는 단순한 요리다. 좋은 닭을 몸에 좋은 황칠육수와 함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삶고, 삶고, 삶는 것이다.  

그렇게 삶아진 백숙은 접시에 여백의 미를 용서치 않았다. 뚝배기용 보급형의 작은 닭이 아닌 촌닭을 잡아내기에 몸집이 엄청나다.

닭발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삶아져있다. 큼지막한 닭다리 골라 결대로 뜯어 먹는다. 푹 삶아져서 많은 노력 없이도 쉽게 살과 뼈가 분리된다. 부드러운 닭고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육수과 채소 그리고 닭고기를 곁들여 먹어도 되고, 소금을 살짝 찍어 먹어도 된다. 그리고 우리에게 잠시 잊혀졌던 열무김치와 묵은지를 닭고기에 싸먹는 것은 예부터 내려오던 정석을 잊지 마시라.

황칠액기스와 소주를 혼합한 황칠소주도 한 병 주는데 목 넘김이 좋다.

백숙도 어느 정도 먹었겠다. 닭죽을 요청해본다. 그러면 미리 써놓은 죽이 아니라 찹쌀밥 한 그릇과 다진 채소들을 가져오신다.

육수를 적당히 남기고 덜어내고 그 위에 찹쌀밥과 채소를 넣고 즉석에서 죽을 만들어준다. 언제 만들어 졌는지 출처를 모를 닭죽과는 차원이 다르다.  

찹쌀죽은 닭의 누린내가 전혀 없고 육수를 그대로 머금어 그냥 떠먹어도 맛있다. 여기에 열무김치나 묵은지만 있으면 한 그릇이 무어냐 바닥을 벅벅 긁게 만든다.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메뉴구성과 퀄리티를 보면 충분한 값어치였다.

초복을 맞아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보양식을 찾는다면, 삼계탕보다 더욱 든든한 보양식 코스는 어떤가. 백숙은 물론 다양한 스태미나 증진 보양식이 함께 나오는 ‘촌뜨락’이 좋겠다.


※업체정보※

업체명: 촌뜨락

업체주소: 광주 서구 풍암운리로11번길 12-9 (풍암동)

예약/문의: 062-946-8500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대표메뉴※

황칠삼계탕: 13,000원

황칠전복삼계탕: 18,000원

황칠낙지전복삼계탕: 22,000원

황칠닭/오리백숙: 8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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