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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초 한남동 한방통닭
이영자가 체했을 때 약으로 먹는다는 한남동 한방통닭이 광주에 생겼다고 한다. 오픈 사실을 알고 바로 엊그저께 한방통닭을 먹었는데, 친구가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연속으로 또 간다. 한방통닭은 살 안 찌고 건강에 좋으니까 말이다.
서울 한남동 한방통닭이 광주의 중흥동에 상륙했다. 한남동 본점은 사람이 미어터진다는데, 광주도 그럴까? 엊그저께는 영업 오픈 시간 맞춰서 갔는데 대기 7번이더라. 중흥동도 사정없다.
그래도 두 번째 방문한 날은 자리가 좀 있는 편이라 잽싸게 자리 잡고 사진 찍으러 다시 나왔다. 한방통닭 위치는 전남대 메가박스 건너편 길가에 있다. 주차장은 따로 없으니 북구청 공용주차장에 하면 될 듯하다.
TV 속의 이영자가 맛깔나게 먹던 한방통닭 편 장면들이 현수막에 걸려있다. 체했을 때 한방통닭이 특효약이라는데, 과한 것 같지만 이영자라 신뢰가 간다.
식당 밖에는 장작이 이렇게 쌓여있다. 바로 참나무인데, 특유의 향기로 닭고기의 잡냄새를 없앤다. 또한 한약재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한방통닭을 위한 참 장작이다.
이 장작이 어디 들어가냐 하면, 식당 밖에서 구워지고 있는 이 통닭구이 화로에 들어간다 이 말씀. 마침 장작을 추가로 넣으시는 모습을 발견하고 디스패치처럼 찰칵찰칵 찍어본다. 이렇게 굽는 통닭집도 정말 오랜만이지 싶다.
한남동 한방통닭의 메뉴는 간단한 편이다. 닭, 닭, 그리고 닭. 역시 메인메뉴 아니겠는가, 한방통닭 주문이다. 밖에서 구워지고 있기 때문에 기다림은 짧은 편이다.
한방통닭 등장이다. 매혹적으로 꼰 다리 위로 보이는 통통한 뱃속이 훤히 보인다. 겹겹이 쌓여있는 층이 한눈에 보인다. 딱 좋게 그을린 살결 위로 참나무향 그윽하게 연기가 올라오는 게 입맛을 돋운다.
네, 이놈! 능지처참이닭! 중얼거리며 젓가락으로 닭을 가른다. 한심하게 쳐다보는 친구의 눈빛은 애써 무시한다.
뽀얗게 잘 구워진 닭 속살에, 빼꼼 숨어있는 영양밥이 보인다. 일단 외벽부터 차근차근 공략하자.
닭 껍질은 참나무에 바짝 구워져 바삭하게 떨어진다. 종잇장처럼 얇은데도 고소함이 풍겨 나오는 게 신기하다. 그래서 닭 껍질만 따로 뜯어먹어도 맛있다.
황기, 생강 등의 한약재와 천일염으로 12시간 숙성 후 찹쌀, 마늘, 대추, 감초, 은행을 닭의 뱃속에 채워 2시간 동안 참나무로 구워낸 한방통닭의 살코기다. (고마워요 스피드웨건!)
이러한 과정 덕에 지방이 쭉 빠졌기 때문에, 잡내 없이 담백하고 참나무 특유의 향이 그윽하다. 일반 시중 치킨보다는 퍽퍽한 편이라 촉촉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그래서 준비했다, 소스 삼 형제.
일반적인 소금장, 양념소스이지만 맨 왼쪽, 머스터드인가? 하고 듬뿍 찍어 먹으면 코가 뻥 뚫린다. 묽게 내어졌기 때문에 많이 세진 않고, 살짝 찍어 먹으면 알싸하게 풍미를 더하는 정도다.
이 소스에도 먹고, 저 소스에도 찍어 먹어본다. 개인적인 취향으론 겨자 소스가 제일이다.
한참 겨자 소스 찍어 먹다보니, 이 녀석이 눈에 띈다. ‘묵은지’
이영자는 닭 속의 영양밥에 묵은지를 올려 먹던데, 오늘을 위해 모인 ‘돼지 보스’들은 통닭에 묵은지를 올린다. 이 조합 추천한다. 시큼한 묵은지에 뽀얀 살코기가 제법 잘 어울린다.
닭다리 손으로 뜯어먹는 친구를 따라 했다가 뼈만 홀랑 나왔다. 한방통닭은 이렇게 살이 잘 발라지니 참고하자. 친구의 비웃음은 잠시 모른 척하고 다리도 젓가락으로 뜯어 먹는다.
처참하게 사라진 통닭의 형태에 아쉬워하는 것도 잠시다. 한남동 한방통닭의 피날레, 마지막 성지, 소중한 한 줌인 영양밥이다.
은행, 대추, 마늘 등의 건강식 재료를 머금어, 영양밥은 더욱 고소하고 풍미가 좋다. 노란 은행이 제 몸 희생하면서 찹쌀을 노란빛으로 감싸니 더욱 먹음직스럽다.
TV 프로에 나오는 서울 맛집을 보면 왜 나는 서울에 살지 않는가. 하는 자괴감이 밀려올 때가 있다. 한방통닭을 보며 군침만 흘렸던 이들, 출격할 때가 되었다.
한남동 아닌 중흥동으로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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