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소소하지만 소중한 보물들 '비움박물관'

여행/공연

오늘은 소소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보물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바로 비움박물관 저와 함께 조상들이 삶이 깃든 곳 함께 구경가보실까요? 

요즘 흔히 보기 힘든 나무 기둥에 돌과 나무가 어우러진 외관, 입구에 떡 하니 놓인 큰 항아리까지. ‘도심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 전남여고 맞은편 4층 건물, 아마도 지나가다 한번 쯤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바로, ‘비움박물관’입니다. 비움박물관은 지난 2016년 3월 개관해 벌써 세 돌을 맞았는데요, 이영화 비움박물관장은 민속품을 한 점 두 점 모으다 박물관까지 세우게 됐다고 해요. 

지금부터 소소하지만 소중한 보물들, 우리네 조상들의 이야기가 깃든 비움박물관을 소개합니다. 

버려지고 외면받는 민예품이 안타까워 수집

이영화 관장은 50년 전, 시골로 시집을 오면서 우연히 민예품을 모으게 됐답니다. 

궁중이나 사대부에서 쓰던 물건들이 아니라 우리 백성들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던 물건들입니다. 

‘산업화’와 ‘새마을운동’이란 미명아래, 버려지고 내팽개쳐지는 ‘우리 것’들이 아깝고 안타까워 모으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70년대 가난한 시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앞만 보고 돈과 외국문물을 좇아왔어요. 국민소득 3만불 시대, 선진국 대열에 함께 하고 있지만, 우리의 정체성은 온데간데없어요. 

그저 미국, 유럽 따라하기 급급하지요. 비움박물관은 현대화를 거치며 버려지고 외면 받은 민예품을 모아 만든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박물관입니다. 

여기 있는 물건들은 우리 조상들의 삶의 흔적들이 깃든 작품들입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잖아요. 우리는 편리함과 여유로움만 찾다가 정작 아름다움과 행복을 잃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람객들이 민예품 속에서 조상들의 지혜와 미적 감각을 느끼고 감동해보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모은 것이 2만여점. 이 관장은 기증 등도 고려했다가 3년 전, 가족들의 뜻을 모아 옛 광주읍성의 동문인 서원문터에 박물관을 열게 됐습니다.

조상들의 생활,  정신이 깃든 보물들..어느 것 하나 그냥 만들어진 작품이 없습니다. 

버려진 이불에서 우리 어머니, 할머니가 한땀 한땀 놓았을 수를 뜯어다가 만든 병풍, 그림과 어우러져 새로 태어난 작품도 있습니다. 

몇십년 전까지만해도 썼을법한 전통베개는 벽면에 켜켜이 놓여 그 어떤 설치미술보다 멋들어집니다. 

배냇저고리에 긴 끈이 달려 있는 이유 혹시 아시나요? 

요즘은 편하게 짧은 끈으로 여밀 수도 있지만, 옛날엔 ‘오래 살라’는 뜻으로 긴 끈으로 둘둘 말았다고 해요. 이렇게 그 뜻과 정성을 담아 조상들이 만든 생활용품이 박물관에 전시돼 있습니다. 

박물관은 총 4층 규모로 각 층별로 주제가 있어요. 

1층은 ‘세월의 장터, 겨울’ 주제에 맞게 기다란 장터 민속화가 걸려있고요. 솥단지와 항아리들, 그리고 나무 탁자가 놓여 있어 정말 장터에 온 느낌예요. 

2층은 ‘세월의 장터, 가을’로 조상들이 알곡을 따서 담고 말리던 생활도구들, 부엌살림들, 쌀 뒤주, 그릇 등이 있습니다. 

3층은 ‘세월의 장터, 여름’ 으로, 각종 농기구들, 수공예품이 있어요.

아기의 배냇저고리부터 상복까지, 계절 따라, 또는 때와 격식에 맞게 조상들이 지어 입었던 옷 등 300여 점이 걸려있습니다. 

이영화 관장님은 오는 7월~8월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맞춰 기획전도 구상하고 계시다고 하니, 어떤 전시물들이 소개될지 기대가 됩니다. 

여유 있게 관람... 옥상도 잊지 마세요 비움박물관을 관람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어요. 1층부터 4층까지 본 뒤, 옥상을 둘러보는 것과,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내려오는 방법이에요.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어요. 다만, 옥상에서 보는 광주 구도심 전경과, 무등산을 꼭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꼭 시간 여유를 두고 차분히 관람하시길 추천 드려요.

전시품과 함께 곳곳에 놓인 관장님의 시를 읽다보면, 관람이 더욱 풍성해지거든요. 민예품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인심, 정이 시를 통해 더욱 생생하게 되살아난답니다. 

계단 벽에 걸려 있는 전시품들도 잊지 마세요. (이 물건이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을까 맞춰보며 관람하면 더 재밌을겁니다!

광주의 자랑, 대한민국 자부심이 될 공간, 비움박물관은 단순히 민속품을 전시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의 정신문화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노자, 장자 강연 등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삶의 풍부한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영화 관장은 “비움박물관은 우리말씨, 솜씨, 마음씨를 살펴보는 공간”이라면서 “이 씨앗이 발아돼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광주의 자랑,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선조들의 생활 문화상과 어릴적 시골에서 생활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해 감명깊다”, “문화의 보고, 광주의 자랑으로 남을 것. 더욱 빛나게 가꾸어 주세요” 등 방명록엔 비움박물관을 다녀간 이들의 생생한 소감이 담겨있습니다. 

가볍지 않아서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아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곳 비움박물관 따뜻한 분 손 잡고 가보시길..^^

◆ 관람안내 ◆

광주광역시 동구 제봉로 143-1

관람시간 10:00 – 18:00 (매주 일, 월요일 휴관)

관람문의 062-222-6668 (www.biummuseum.com)

관람요금 성인 1만원, 청소년 7천원, 어린이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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