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50년 전통 낙지 불낙, 맛보세요!

맛집삼희식당

산이며 강이며 빨갛게 노랗게 물든 가을, 토실토실 살이 오른 제철낙지를 만날 수 있는 계절이다. 아무런 조리없이 산 채로 송송 썰어 산낙지로 먹어도 맛이 좋은 것이 낙지 아닌가.

산낙지부터 낙지볶음, 낙지호롱, 낙지보쌈 등 다양한 맛으로 먹을 수 있는 낙지. 그중 오랫동안 광주시민들에게 사랑받아온 특별한 낙지요리, ‘불낙’이 있는 충장로 삼희식당을 찾았다.

1970년대부터 충장로 부지에서 문을 연 삼희식당, 세월이 흘러 본점은 상무지구로 옮겨졌지만 여전히 충장로 한쪽에 남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젊음의 거리에서는 제법 거리가 먼 광주극장 뒤편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 매력을 품어온 불낙 한 접시 한나러 여전히 여러사람들이 두루 찾는 곳이다.

그간 명성을 유지한 비법은 싱싱한 낙지에서부터 시작한다. 매장 한편에는 싱싱한낙지가 잠시나마 안락하게 쉴 수 있는 수조관이 있다.

수조관에 들어있는 낙지는 Made in China이지만 맛있으면 된다. 원산지, 뭐시 중헌디!!


50년 동안 ‘불낙’의 맛과 함께 바뀌지 않은 것이 바로 식당의 모습이다. 상무지구 중심가에 훨씬 깔끔하고 현대화적인 본점이 있지만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이런 식당에서 먹어야 더 맛있는 느낌이 든다.


삼희식당의 대표메뉴는 불낙, 말 그대로 ‘불고기’‘낙지’를 합친 말이다. 매콤한 양념에 불고기와 낙지를 함께 넣는 낙지전골이다.

불낙의 종류는 일반 불낙과 산불낙이 있다. 일반 불낙과 달리 살아있는 낙지를 송송 썰어 전골에 바로 올리는 산불낙은 갓 잡은 낙지의 싱싱함과 탱탱한 식감이 기대된다.

푸짐한 밑찬도 눈길을 끈다. 선선한 가을 향미를 머금고 있는가을 꽃게 간장게장부터 시작해, 미역줄기와 오이무침, 두부무침, 불낙에 건강을 더해주는 신선한 쌈채소까지 10첩 반상이 대령된다.

밑반찬에서 벌써 심쿵을 해서는 안된다. 산불백은 삼희식당의 비법이 담긴 전골 육수와 양념을 넣고, 대패로 얇게 썬 쇠고기 위에 우리가 먹고 싶었던 산낙지가 올라간다. 볼때마다 설렌다.


전골 위에서 꿈틀거리는 낙지를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매콤한 향이 매력적인 전골이 팔팔 끓여진다.

온몸을 꿈틀거리며 전골 구석구석으로 파고드는 낙지 다리에 한눈 팔면 오늘의 산불낙작전은 실패다. 지나치게 오래 끓이면 오히려 산낙지의 탱탱한 식감이 줄어든다.


길게 기다릴 필요도 없이 국물이 끓어오르면 바로 맛보면 된다. 불고기 한 점을 깔고 그 위에 낙지를 올린 다음 돌돌 말아 먹어보자. 육·해를 대표하는 진미의 맛이 일품, 시원한 소주 한 잔을 절로 부르는 맛이다.

매콤한 향이 나지만 톡 쏘는매운 맛이 아니라 달달한 맛이 특징이다. 국물과 불낙을 듬뿍 퍼서 밥에 비벼먹으면 밥 공기도 순식간에 뚝딱. 함께 나오는 쌈채소에 비빔밥 한 숟갈얹고 김치와 양파 등을 함께 넣어먹는 낙지쌈밥이 안성맞춤이다.

낙지와 쇠고기는 다 건져먹은 다음, 공기 몇 개를 추가해 전골에 모두 넣고 조금 남아있는 불낙 양념에 고루고루 비벼내면 즉석에서 낙지볶음밥이 탄생한다. 잘 졸여진 국물이 빚는 특별한 볶음밥은 달달하면서도 매콤하다.

불낙과 불백이 안방마님 메뉴이지만 이 말고도 다양한 낙지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부담없이 혼자와서 즐길 수 있는 낙지비빔밥부터, 육회와 낙지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낙지탕탕이까지, 50년 이어온 전통이 온 메뉴에 담겨 있다.

이제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남은 포근한 가을날도 이제는 요 며칠뿐, 눈 깜짝하고 나면 쌩쌩찬바람 부는 겨울이 온다. 늦가을 끄트머리, 살은 토실토실, 식감은 탱탱, 맛은 매콤한 낙지전골 맛보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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