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숨은 고수를 찾아보자 우리 동네 ‘골목식당’

맛집매실옥(동구 백서로)·남구(남구 진다리로)
믿기 어렵겠지만 영업 하는거 맞다

매실옥 (동구 백서로)

강제 부먹의 탕수육은 바삭하게 잘 튀겨졌다

당근, 애호박, 목이버섯, 파프리카, 버섯에 배추까지 들어간 소스는 오히려 다른 곳 보다 푸짐하게 느껴진다

"여기가 식당입구가 맞아?" "영업 하는 거 맞지?" 오늘도 같이 맛집을 찾아 다니는 지인들은 마치 내가 이상한 곳을 끌고 가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본다. "어 내가 숨겨놨어. 일단 와봐"라며 말은 했지만 나도 매번 갈 때마다 외관을 보면 의문이 든다. '계속 영업하고 계시겠지? 후덜덜'

강제부먹의 탕수육은 단 돈 만원

외관이 심상치 않다. 이사를 하면서 간판 떼고 가는 것을 잊지는 않았을까? 싶은 그런 외관. 골목을 따라 들어가 보니 입구는 더 의문스럽지만 영업 하는 거 맞다. '어서오십시오. 영업 중'. 다행이다.

광주 구시청사거리로 알고 있는 곳에서 10년, 근처 인쇄거리로 옮겨 영업한 것이 30년. 도합 40년의 경력이 있는 중국집이다.

잘 볶아진 볶음밥

내부 인테리어도 매력적이다. 이곳이 꾸미지 않은 진정한 레트로다! 80-90년대 식당의 모습인데 40년 내공, 그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먼저 주문을 한 옆 테이블의 메뉴가 잘못 나간 모양이다.

사장님이 "엥? 원래 그것만 먹었자녀~"하며 다시 해드린다고 하자 손님은 "에이 그냥 줘~ 주는 대로 억제~"하신다. 뒤이어 들어오신 어르신들은 출석체크를 하듯 정겨운 인사를 나누신다.

짜장면 3,500원에 웬만한 밥 종류는 5~6,000원. 탕수육은 10,000원 한 장이면 된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빠질 것은 없다. 강제 부먹의 탕수육은 바삭하게 잘 튀겨졌다. 당근, 애호박, 목이버섯, 파프리카, 버섯에 배추까지 들어간 소스는 오히려 다른 곳 보다 푸짐하게 느껴진다.

고슬고슬 잘 볶아진 볶음밥에는 케첩과 마요네즈가 올라간 양배추샐러드도 곁들어 나온다. 느끼할 수 있는 중국음식의 맛을 싹 잡아준다. 게다가 부드러운 짜장면까지 먹었는데도 2만원이 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소원이 생긴다. 사장님 제발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영원히 운영해주세요~~


백운동골목의 맛집을 책임지고 있는 민들레돈가스

민들레 (남구 진다리로)

돈가스는 옛날 스타일로 고기는 얇고 큰 편 두 덩이의 돈가스, 넉넉한 양이다

매장에서 직접 숙성해 만들었다는 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럽다

반찬도 돈가스에 곁들이기 딱 좋다

왕돈가스

요즘 빈 집을 리모델링한 카페나 밥집이 많이 생기고 있다. 유행을 선도했다고 할 수 있을까? 백운동 주택 골목가에 10년 된 돈가스 맛집이 있다. 여기도 가게 역사를 함께 한 어르신 손님이 많은 곳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온 기분도 든다. 난로 위에서 데워지고 있는 보리차라니! 낭만 있다.

주력메뉴는 돈가스다. 치즈돈가스와 생선가스 외에도 매운돈가스와 파채가 올라간 파돈가스도 있다. 돈가스는 옛날 스타일로 고기는 얇고 큰 편이다. 두 덩이의 돈가스, 넉넉한 양이다. 매장에서 직접 숙성해 만들었다는 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럽다. 반찬도 돈가스에 곁들이기 딱 좋다.

치즈돈가스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가 돈가스가 아닐까 싶다. 고기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기도 하고, 두툼한 통돈가스인지 얇은 옛날식 돈가스인지에 따라서도 선택권이 많다.

민들레에서도 돈가스 선택권이 많다. 치즈가 들어간 돈가스는 처음 자를 때는 녹은 치즈의 부드러운 맛이 강하고, 먹다보면 치즈의 쫄깃함이 느껴진다. 가족이 함께 온 테이블에서는 부모님은 정통메뉴를 아이들은 치즈, 파돈가스같은 신식메뉴를 시켜 나눠 먹는 모습이 인상 깊다.

분위기, 인테리어가 좋거나 특별한 메뉴가 있어야만 맛집이라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손님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추억을 쌓고 있는 곳도 빼놓은 수 없는 맛집이다. 올해가 가기 전 핫플 보다는 오래 된 추억의 맛집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누구나 가슴 속에 숨겨놓은 오래된 맛집 정도는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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