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한약 넣고 우려낸 우리가족 보양식

맛집황금오리

사람이 살아가면서 풀만 먹을 수는 없는 법. 단백질 가득한 육류도 섭취해줘야 건강의 균형이 맞는다. 육류로는 소고기, 돼지고기가 主식이라지만, 성인병을 유발하는 포화지방이 큰 탓에 오히려 건강에는 좋지 못하다.

하지만 오리고기라면 어떨까. 오리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하되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리고기는 남에 입에 들어가는 것이라도 뺏어 먹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해독에도 좋고, 소화도 잘 되며, 소, 돼지보다 훨씬 건강에 좋은 오리고기인데, 이만하면 가족 건강식으로 제격이 아니겠는가.

그러한 오리고기를 먹으러 알음알음 찾아간 곳이 바로 쌍촌동에 자리한 ‘황금오리’이다. 작은 골목 안쪽에 식당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을 찍고 가는 걸 추천한다. 헤매길 몇여 분, 식당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이 반갑다.

요새는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들이 많이 보인다. 그 대세를 따른 듯, ‘황금 오리’도 가정집 느낌의 친근한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내부는 방 단위로 이루어져 있어, 같이 온 손님들끼리 프라이빗하게 식사할 수 있다. 내부 공간이 넓어 단체 손님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다.

보기만 해도 건강에 좋아 보이는 메뉴들 대거 포진이다. 이미 메뉴 예약을 하고 온 터라, 주문하지 못한 다른 메뉴들이 아쉬울 따름이다. ‘유황 오리 훈제’와 ‘돌판 주물럭’에 꽂히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방 영양 오리백숙이 차려진다.

정갈한 한상이 차려진다. 소박한 반찬이지만 건강식이니만큼 간이 세지 않고, 건강한 식재료들을 사용했다.

‘황금오리’의 한방 오리는 때깔부터 다르다. 온갖 한약재를 넣고 우려낸 오리라 내어질 때부터 향이 남다르다.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사장님께서는 내어진 냄비에 한약 한 포를 뜯어내 부어 주신다. 그 뒤엔 한약 성분이 잘 스며들도록 한번 더 끓여준다.

한방 내음 나는 오리 백숙을 크게 덜어 앞접시에 담는다. 육질의 결이 무척 좋다. 입에 넣으면 역시 연하고 부드러운 오리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결 사이사이 깃든 건강함이 몸에 원기를 충전시킨다.

부드러운 오리 살을 맛보고 보양의 끝판왕 국물까지 마셔보자. 한약 특유의 쓴맛은 끓는 동안 날아가기 때문에, 그윽한 향과 든든한 영양만이 남는다. 몸이 느슨해지면서 몸에 따뜻한 열기가 돌아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황금오리’의 오리 백숙엔 전복이 인원 수대로 들어가 있다. 전복은 본고장 완도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것이라는데, 그만큼 알이 굵고 신선하다.

바다가 주는 건강함은 해초무침에서도 느낄 수 있다. 새콤하게 간이 된 무침은 김치보다도 손이 더 자주 가는 반찬이 된다.


한국의 전통 명주 중에 하나로 꼽히는 음양곽주를 마셔본다. 음양곽의 전초를 술에 넣어 그 성분과 약효를 우려내었다. 텁텁한 느낌 전혀 없이 부드럽다. 은은한 향과 단맛이 나는 끝 맛 또한 좋다.

오리 백숙 시식이 마무리될 즈음이면, 사장님이 또 나타나는데, 말 그대로 냄비에 밥을 부어주신다. 약밥인 줄 알았던 모양새의 덩어리는 죽을 쑤기 위해 적당히 눌게 지은 찹쌀이었다. 국자로 살살 풀어내며 저어주다 보면 죽의 형태를 잡아간다.

밥이 잘 풀어지고 녹두가 잘 익으면 좋은 식사가 된다. 오리고기로 가볍게 데워진 몸에 죽으로 차곡차곡 영양을 쌓는 느낌이 든다. 죽은 목 넘김이 부드러워 식사의 마무리를 흐뭇하게 한다.

한 상 든든하게 먹으니 포만감과 나른함이 몰려온다. 전혀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기분 좋은 열기가 몸을 감싸는 듯 안정적인 느낌의 건강한 식사다.

동의보감에서는 ‘허약한 몸을 회복해주는 보약 효과가 있고, 혈액순환을 이롭게 한다.’라고 오리고기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실로 만병통치약이라 불릴 정도로 고혈압, 숙취, 허약체질, 피부 개선, 위장염 등등 그 효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건강을 선물하고 싶다면, ‘황금오리’에서 뜨끈한 한방 오리 식사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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